농구 용병시대 살아남기 서장훈 '탈센터' 과외 몸부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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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골리앗'서장훈(연세대.27㎝.사진)이 과외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용병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다.
서장훈은 5일 개막된 96국제대학농구 올스타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정통 센터플레이 대신 스피드와 슈팅력.어시스트 능력을 활용한 포워드 플레이로 20점.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여기에 가로채기가 3개.
전반 팁오프 볼을 따낸후 왼쪽 코너로 달려가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넣었고 일본의 첫슈팅이 빗나가자 흐르는 볼을 낚아채 드리블,자유투라인까지 진입한뒤 오른쪽으로 침투하는 동료에게 패스,완벽한 어시스트를 했다.2분쯤에는 베이스라인에서 볼을 잡아 페인팅으로 수비수를 따돌린 뒤 점프슛으로 2점 추가….서장훈의플레이는 센터의 임무와 동떨어진 것이었지만 한국벤치의 박한(고려대)감독과 최희암(연세대)코치는 불호령 대신 박수를 보냈다.
최코치는 경기후“서장훈이 용병시대를 맞은 프로무대에 진출해서도 살아남으려면 포워드의 기술을 겸비해야 한다”며 지난 여름부터.과외공부'를 시켜왔다고 털어놓았다.국내선수들을 상대할 때는서를 센터로 쓰는 것이 유리하지만 용병과 맞붙으 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센터는.포스트업'(상대를 등지고 하는 플레이)에 능해야 하고많은 몸싸움이 필요하다.포워드는.페이스업'(상대를 바라보고 하는 플레이)이 전문.그런데 전통적으로 골밑플레이를 선호하는 미국 선수들은 대체로 포스트업에 능숙하다.
신장 2대에 1백㎏을 넘나드는 흑인용병을 상대로 정통 센터플레이만 고집해서는 승산이 적다.휘문고시절 3점슛으로 많은 골을넣었을만큼 슛이 정확하고 190㎝대 센터보다 스피드가 뛰어난 서장훈은 얼마든지 포워드 플레이가 가능한만큼 골 밑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 최코치의 판단.
물론 문제도 있다.센터와 포워드를 겸직하려면 두배의 체력과 힘이 필요하다.5일 전.후반 25분을 뛴 서장훈은 거의 탈진한모습이었다.그러나 졸업까지 1년을 남겨두고 있는 서장훈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

<허진 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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