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잡아라>나는 新빈민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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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요즘 30대 샐러리맨들은 스스로를.신빈민층'이라고 부른다.제일제당에 다니는 올해 31세의 전명석(경기도분당)대리도 그중 하나다.
“매달 적잖게 버는데 생활은 빠듯하고 그때문에 항상 빈곤감을느낀다”는 것이다.전대리는“절대적 빈곤감도 아니고,그렇다고 상대적 빈곤감도 아니고 요즘 30대가 느끼는 것은 제3의 빈곤감”이라고 말한다.그가 얘기하는.제3의 빈곤감'의 정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우선 그가 살아가는 모습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는 4천2백만원짜리 전셋집에 산다.그렇다고 생활이나 사회활동에서 궁한 티가 나지는 않는다.번듯한 자가용으로 출퇴근하고 가족과 여가생활을 즐기는데 불편할게 없다.가끔은 스키도 타고 볼링도 친다.부인과 함께 음악회도 간다.퇴근길 피 자 한판 사기 위해 20여분 동안 북적거리는 피자집에서도 기다린다.그러나한편.겉보기는 그럴 듯한데 속내를 뜯어보면 구멍가게 주인만도 못한게 아닐까'하는 자괴감이 새록새록 든다.
월급을 타 명세서를 훑어보면 우선 수령액수는 적지않는데 이것저것 미리 써버린 걸 빼고 나면 오히려 적자다.갖고있는 신용카드 5개로.빚을 내' 꾸려가는 적자인생이 매달 악순환의 고리처럼 이어져가고 있다.우리나라의 30대는 95년말 기준으로 8백36만명.전체 인구의 18.8%를 차지하고 있다.이들을 경제활동 측면에서 보면 일반기업체의 대리에서 과장급들이 주류를 이룬다. <글=김시래.사진=나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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