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누가 되든 주가 뛰겠지만 오바마 땐 상승폭 더 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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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미국 증시는 뛸 것으로 미 경제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다만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오바마가 당선될 경우 주가 상승폭이 한층 클 것으로 예상됐다.

AP통신은 2일 과거 대선을 보면 미 증시는 선거 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짐으로써 통상 60일간 주가가 뛰었다고 전했다. 그런데 올해는 금융위기 등으로 미국 다우지수가 32% 이상 폭락했고, 오를 일만 남았기 때문에 대선 후 주가 상승폭은 더 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AP는 론 플로렌스 웰스파고은행 이사의 말을 인용해 “경제는 엄청나게 큰 기계이고, 대통령 역시 행정부의 관료에 불과하다”며 “주식 투자하기에는 지금이 가장 좋은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상승 종목은 당선자에 따라 다를 것으로 예상됐다. 오바마가 이기면 대체 에너지 관련주들이 크게 오르는 반면 매케인의 승리는 거대 석유회사 등의 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또 친기업적인 공화당이 집권하면 기업들의 경제활동이 활성화돼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선입견을 갖기 쉽지만, 과거 역사를 보면 민주당 인사가 당선될 경우 오히려 주가 상승폭이 컸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1900년 이후 민주당이 집권한 후 1년간 주가는 9.8% 치솟았지만, 공화당 집권하에서는 같은 기간 동안 2.5% 상승하는 데 불과했다.

또 민주당 대통령의 경우 4년 재임기간 중 평균 33% 주가가 올랐으나 공화당 측은 이보다 훨씬 적은 17%에 머물렀다. 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강한 민주당이 집권하면 주식시장이 냉각될 것이란 일반적인 인상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이유는 우선 민주당 후보들은 당선 후 공약으로 내세웠던 증세 및 규제 강화 정책을 누그러뜨리는 경향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반면 공화당 당선자들은 민주당 측의 강한 반발에 눌려 선거운동 때 내걸었던 작은 정부와 자유방임적 경제정책 등의 공약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AP는 올해 대선 후 주가 변화에 대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정책과 관련해 예측할 수 있다고 전했다. FRB는 대체로 대통령 임기 후반에 금리를 낮춰 대출과 소비를 끌어올렸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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