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톱>MBC다큐 '인류,인류의 유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로마같은 혼잡도시에 왜 지하철노선이 두개뿐이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로마시민들은 이렇게 답한다.
“땅만 파면 유물이 나오고 이것에 대한 고고학적 연구가 끝날때까지 공사가 중단돼 언제 완공될지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 농이 섞인 대답이지만 로마시민들이 유물의 보존과 개발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인류문화유산의 보존과 개발.언뜻 생각하면 양립할 수 없는 개념같지만 지혜를 모으면 두가지가 잘 조화할 수 있는.황금분할'이 있을지 모른다.
MBC가 97년.문화유산의 해'를 앞두고 세계 각국의 문화유산 개발과 보존문제를 다룬 특집다큐멘터리.인류,인류의 유산'(연출 윤혁)1,2부를 5일 밤11시10분부터 12시50분까지 연속 방영한다.
마침 이달중 예정된 고속전철 경주통과노선의 최종 결정시점과 맞물려 있어 비슷한 경우를 경험한 외국의 사례는 충분히 참고할가치가 있다.
1부에서는 아스완댐 건설로 나일강 수면이 높아져 지반 침하가진행되는 룩소르신전의 보존을 놓고 주민과 정부가 갈등하는 이집트,문화유산 보존정책 때문에 주택난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진퇴양난을 살펴본다.
2부에서는 개발과 보존의 조화를 이뤄낸 프랑스를 집중적으로 알아본다.TGV건설 당시 수십군데의 문화유적지를 통과해야 했지만 첨단기술을 이용해 유물을 보존하는데도 성공하고 아울러 고고학적 성과를 이뤄냈다는 것이다.
이밖에 문화유산 보존과 개발을 지원하는 소니와 피아트사의 노력,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복원을 위해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전문가들의 활동상이 소개된다.
제작진은 37일간 프랑스.이탈리아.이집트.캄보디아.일본 현지를 답사했고 경주노선을 둘러싼 논란을 입체적으로 취재해 덧붙였다. 〈이규화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