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일산 中小상가 된서리-대형할인점등 속속 개장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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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점포 임대료는 한푼도 받지 않을테니 7평에 대한 한달 관리비 7만원만 내고 들어와 장사좀 하세요.” 뉴코아 분당점 개점여파로 주변상권이 크게 위축돼 빈 점포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분당 야탑역 부근 B상가 지하점포를 분양받은 사람들의 하소연이다. 또한 인근 T상가 1층 15평을 2억9천만원에 분양받은 安모(56)씨는“임대수요도 전혀 없고 상권이 회복될 기미도 없어 5천만원의 손해를 감수하고 2억4천만원에 내놓았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최근 분당.일산신도시 역세권을 중심으로 대형 할인매장등 신업태 유통시설이 앞다퉈 들어서면서 음식점등 테마상가를 중심으로 한 주변상권이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특히.공룡'같은 대형유통시설과 경쟁이 안되는 중소점포들 가운데는 아예 문을 닫는 업소가 나타나고 있으며,권리금 없이 임대를 내놓아도 찾는 사람이 없어 비어있는 점포가 수두룩하다.
이는 수요에 비해 상가가 과잉공급된 탓도 있지만 대형 유통업체들이 지하철역 통로와 매장을 연결시키고 셔틀버스 운행등을 통해 수요를 대거 끌어들인데 따른 영향이다.
또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대형유통시설에서 쇼핑과 식사등을한꺼번에 해결하는.원 스톱 쇼핑'도 한몫하고 있다.
그랜드백화점과 까르푸 일산점의 영향권역인 일산 주엽역 주변 상가건물도 마찬가지.
이 지역에서는 빈 점포가 여기저기 눈에 띄고 있으며 부동산업소마다 상가매물이 적체돼 있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또 역세권이라는 투자메리트를 보고 임대계약을 했던 사람들중에는 대형유통시설의.위세'를 실감한 나머지 해약하는 사태를 빚기 도 했다.
일산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河모씨는“1년전만해도 상가 권리금이 3천만~1억원선에 형성됐는데 상권이 위축되면서 권리금 없이 매물로 나와도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다”며“대형유통시설 주변상가는 전체 점포의 절반이상이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블루힐 백화점이 자리잡은 분당 초림역,E마트와 킴스클럽이 들어선 일산 마두역 주변상권도 장사를 포기하고 부동산업소에 내놓은 점포가 속출하지만 마땅한 수요자들이 나타나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이로 인해 상가분양자들이 분 양업체를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주엽역 인근 L상가에 투자한 3백여명의 분양자들은 분양업체가임대를 책임지겠다는 약속 위반과 함께 인근에 백화점이 들어오지않는다고 홍보한 사실등은 당초 조건과 다르다고 주장하며 시행자와 분양업체를 계약위반으로 고발키로 했다.

<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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