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시간 '딴전은 금물'-집중근무시간制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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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미원정보기술 기획팀의 정인순(鄭仁順.28)대리는 점심시간(낮12시30분~오후1시30분)을 제외하고는 하루 단 두 차례만 사무실을 벗어난다.오전 10시50분부터 11시까지,오후 3시30분부터 3시40분까지 합계 20분이 일과중 그시 게 주어진 휴식시간의 전부다.
鄭대리뿐 아니라 이 회사 직원들은 모두 2일부터 이 근무시간을 적용받고 있다.냉혹하기 짝이 없는 근무형태지만 직원들은 모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불경기를 맞은 회사가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이같은.휴식타임제'를 도입했기 때 문이다..일할 때는 열심히 하고 쉴 때는 확실히 쉬자'는 것이 이 제도의취지라고 회사측은 설명한다.오전 3시간20분,오후 4시간20분간을 집중근무시간으로 정해 전직원이 함께 일한다.오전.오후 각각 10분씩의 휴식시간은 또 만사 제 쳐두고 놀아야 한다.
휴식시간이 되면 사내방송을 통해 가요.팝송.클래식등 음악이 흘러 나오고 사원들은 커피타임을 갖거나 개인용무를 본다.근무시간이 엄격한 만큼 오전9시 출근,오후6시 퇴근시간은 분명히 지킨다.“불필요한 낭비시간을 줄이고 퇴근후 자기시간 을 확실히 가질 수 있어 바람직하다”고 鄭대리는 말한다.집중근무시간제가 많은 기업들이 즐겨 찾는 불황극복책의 하나로 자리잡았다.현대정유.LG화학.효성데이타시스템.현대엔지니어링.코오롱상사등 많은 기업들이 이 제도를 도입해 업무에 활용 하고 있다.집중근무시간에는 아예 외부통화나 결재.업무지시를 금(禁)하는.3금(禁)제도'를 시행하는 회사도 많다.모두 집중적인 근무로 일의 효율을올릴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이같은 근무형태 파괴는 불경기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정도(正 道)는 오직.생산성 향상'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기업들이 내놓은 고육책(苦肉策)이자 새로운 직장풍속도인 셈이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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