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밥솥에 유아 火傷 잦아-경고文 확대 필요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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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취사중에는 고온입니다.취사가 끝날 때까지 증기구에 얼굴이나손을 가까이 하지 마십시오.'전기밥솥 한귀퉁이에 붙어있는 작은경고문에 주의를 기울이는 주부는 과연 몇명이나 될까.
가톨릭대 의대 수원빈센트병원 성형외과학교실 한기택(韓琦澤)교수는 최근 대한성형외과학회 학술대회에서“전기밥솥에 의한 어린아이들의 화상이 심각한 수준이며,이는 주부들과 제조업체의 안전불감증에 의해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톨릭의료원 산하 8개 병원에서 최근 3년간 치료받은 어린이화상환자는 67명.
모두 1년미만의 유아였으며,손상부위는 대부분 손으로 51%가손가락끼리 달라붙거나 오그라드는 심각한 구축성반흔 상태를 보였다.이들에게는 손가락 성장을 위해 피부이식 수술이 시행되었다.
이같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주부들의 화상에 대한 의학적인 상식이나 전기밥솥의 안전성에 대한 인지도는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상시 주부들은 응급조치로 39%는 찬물에 담갔고,감자를 바르는등 민간요법을 시행한 경우가 55%에 달했다.사고후 병원 도착시간은 12시간 이내가 43%,3일 이후도 18%나 됐다.또 사고시 밥솥의 위치는 부엌.안방.거실 바닥에 받침대없이 놓여져 있는 경우가 84%나 돼 기어다니는 아이에 대한 주부들의 주의부족을 드러냈다.
불충분한 경고문의 크기도 지적됐다.경고문을 보았다는 주부는 16%,경고문을 추가하거나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응답한 주부는 74%에 이르렀는데 특히 8개 회사중 1개 회사를 제외하고는 글씨를 식별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韓교수는“3도이상의 화상은 피부이식을 해도 성장과정에서 재이식을 해야하는등 후유증이 크기 때문에 제조업체와 부모가 다함께능동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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