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타는 목사…군종장교 곽은광 대위 공수훈련 마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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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30대 후반의 해병대 군종장교(목사)가 공수훈련 과정에 자원해 3주간의 힘든 기초훈련과 세차례에 걸친 공중 낙하훈련을 마치고 13일 '자랑스러운' 공수 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주인공은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 5년째 목회 활동을 하고 있는 군종장교 곽은광(郭恩光.37)대위. 공수훈련은 20대 초반의 장병들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고된 과정이지만 郭대위는 '무사히 전 과정을 마칠 수 있도록 곁에서 기도해달라는 동료 장병들을 외면할 수 없다'는 일념으로 견뎌냈다.

실제로 수료식에 참석한 그의 온몸은 생채기 투성이었고, 파스도 빽빽하게 붙어 있어 육체적으로 얼마나 힘들었는가를 알 수 있었다.

1992년 육군 병장으로 전역한 郭대위는 힘든 훈련과정에서 마음의 평안과 위로를 바라는 장병들에게 보탬이 되겠다는 사명감으로 99년 두번째로 군문에 들어섰다.

군목의 길을 걷게 된 데에는 15년간 군종장교로 복무하다 소령으로 예편한 아버지 곽용기 목사(66)의 영향도 컸다.

郭대위는 "어릴 때 군복을 입은 아버지의 모습이 멋있어 보여 군인이 되고 싶었다. 나이가 들면서 신앙을 체험한 뒤로는 목사가 되는 게 꿈이었다. 이제 군인과 목사라는 두 가지 꿈을 모두 이룬 행운아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훈련과정에서 장병들과 함께 땀 흘리면서 기도한 결과 기대 이상의 정신교육 효과를 거뒀다는 해병부대의 평가에 따라 앞으로 기회가 생길 때마다 공수훈련에 참가키로 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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