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크리스티 경매 호황 불구 유명작품만 거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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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현대 미술품거래가 부쩍 활기를 띠고 있다.런던 소더비와 더불어 경매로는 세계 양대 회사로 꼽히는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는지난 20일 불과 75분만에 3천3백90만달러어치의 현대미술품이 팔려나갔다.이같은 실적은 5년래 최고수준이다 .이와 관련해크리스티사에서 현대미술및 인상파 작품 거래를 담당하고 있는 한직원은“기대 이상으로 거래가 활발했다”며“앞으로도 작품 수준과가격이 적정하다면 이같은 호황은 계속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총 거래규모만을 가지고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을 속단하기에는 이르다.최근 크리스티에서 거래됐던 수백만달러 규모의 미술품 경매 건을 살펴보자.1년에 두차례 열리는 뉴욕경매는 세계미술품시장의 흐름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올해뉴욕 시장에서 나타난 고객들의 구매성향은 현대미술품 중에서도 초대작이나 손에 넣기 힘든 고가품,미술관 소장품등과 같은 희귀미술품에만 몰렸다는 것이다.이처럼 명작에만 치우친 고객들의 경향은 재정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미술관들로 하여금 은근히 소장작품을 팔도록 부추기고 있다.
이처럼 겉보기에 호경기를 누리는 현대미술품 시장에서 주로 각광받고 있는 작품들은 윌리엄 드 쿠닝이나 로버트 라우셴베르그와같은 거장의 작품이다.이번에 크리스티에서 경매된 61점의 작품가운데 단 2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미술계에서 잘 알려진 명품들이다.특히 지난 77년 1만2천8백90달러에 거래됐던 앤디 워홀의 62년 작품인.캠벨의 수프캔'은 이번에 무려 37만6천5백달러라는 고가에 낙찰돼 화제를 모았다.그러나 이에따라 젊은 예술가나 중견작가들의 작품이 거래 될 수 있는 시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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