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자녀 유학주선 1億사기 피해24명 청와대에 진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자식을 잘 사는 한국에 유학시키려한 제가 잘못일까요.희망에부풀었다 이젠 병원신세를 지고 있는 아들 볼 면목이 없어….”한국의 전문대에 유학시켜 주겠다는 한국인에게 중국돈 6만7천위안(약 6백70만원)을 건네줬던 조선족 金숙자(여.중국지린성지린시)씨가 청와대로 보낸 진정서는 절망과 탄식으로 가득했다.
컨설팅회사인 한국금속기술연구원대표 이종만(李鍾萬.48)씨가 조선족 교포들이 많이 사는 지린(吉林)성을 찾아간 것은 지난해9월.李씨는 유학수속신청비 1만2천원과 입학등록금및 생활비 5만5천원을 내면 한국의 전문대에 입학시켜 주겠다 고 장담했다.
李씨는“유학이 되지 않을 경우 받은 돈을 모두 돌려주겠다”는확인서와 함께 회사의 직인이 찍힌 영수증을 발부해 조선족들을 안심시켰다.
모두 24명으로부터 이같은 방법으로 1억2천여만원을 받은 李씨는 이 돈을 자신의 사업자금으로 사용해 버렸다.
金씨는 진정서에서“그 돈은 중국에서는 평생 벌어야하는 큰 돈”이라며“집을 저당잡혀 빌린 돈이라 이제는 가족들 모두가 거리로 나앉아야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다른 피해자 李현대씨는 딸이 간호사로 일하다 유학을 위해 병원을 그만둔 뒤 요즘 신경쇠약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서울마포경찰서는 27일 이 진정서를 토대로 李씨를 붙잡아 범행일체를 자백받고 횡령혐의로 구속했다.이에대해 李씨는“법무부가 유학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 성사되지 않았을 뿐이다.
부동산을 팔아 돈을 갚겠다”고 밝혔다.
경찰은“법무부가 입국불가 결정을 내린 이후에는 李씨가 돈을 받은 일이 없어 횡령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김준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