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가속기 국산화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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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할 수 있는 중형 가속기 가 국산화됐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중형 사이클로트론(원형 입자가속기)의 개발에 성공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정부 연구비 75억원이 4년간에 걸쳐 투입됐다. 이에 따라 다양한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해 내수는 물론 수출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국산 중형 가속기는 1.5V 건전지 2000만 개와 동일한 에너지인 30MeV(전자볼트)까지 수소 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할 수 있다. 성능은 동급 수입제품에 비해 1.5배나 좋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국산 중형가속기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읍 방사선연구소에 설치해 2010년부터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에 본격적으로 활용된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방사선을 내뿜는 물질로 병원에서 진단용으로, 산업현장에서는 비파괴 검사용으로 사용한다. 지금까지는 상당수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수입에 의존했다.

앞으로 이 가속기로 생산하게 될 방사성 동위원소는 양전자방출 단층촬영장치(PET)·단광자 단층촬영장치(SPECT)용이다. 요오드-123과 같은 방사성 동위원소는 갑상선 암 진단에 사용된다. 갑상선이 요오드를 많이 소모하는 것에 착안해 개발된 방사성동 위원소다. 연구팀은 앞으로 연구용과 산업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해 환경·우주·생명공학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사이클로트론=원형의 자석 사이에 두 개의 반원형 가속 전극을 설치한 형태다. 두 전극 사이에 고전압을 걸어 이온을 가속시킨다.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된 이온을 필요로 하는 물질에 충돌시켜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한다. 초기의 가속기는 입자물리학 실험을 위해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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