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일정치않아 정액저축 어려워-장래 불안 자영업자 김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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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아서는 견디기가 힘듭니다.” 충무로에서 인쇄업을 하는 김진동(가명.44)씨는 오전9시가 다 돼서야 출근준비를 하며 이렇게 말한다.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아마 김씨의 말에 공감할 것이다.자영업자들은 사업규모가 크지 않아 경기에 그만큼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사를 해서 집에 가지고 갈 수 있는 돈도 매달 일정치가 않다.
경기가 좋을 때야 목돈을 손에 쥐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생활비가 빠듯할 때도 있다.매달 일정액을 저축한다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 항상 부도를 걱정해야 하는 만큼 어느정도의 재산을 모아야한다는 부담을 가지고 일하는 것도 자영업자들이 공통적으로 안고있는 고민이다.
10평짜리 공장에 직원 2명과 스티커등의 인쇄가 가능한 기계1대를 놓고 영업을 하는 김씨.그가 인쇄업에 뛰어든 것도 올해로 10년째가 되지만 사업은 신통치가 않다.경기에 따라 기복이심하기는 하지만 매출액이 매달 평균 2천2백만 원가량 된다.
여기에 직원 봉급과 각종 비용을 제하고 나면 김씨가 손에 쥐는 돈은 2백60만원이 약간 넘는다.
김씨는 이 돈중 35만원 가량은 초등학교 3학년인 외아들 교육비로 쓰고 13만원은 은행에 적금을 불입하고 있다.목돈이 빨리 만들어진다는 점 때문에 50만원짜리 계도 붓고 있다.
자신의 용돈은 월 66만원 정도고 나머지는 생활비로 부인에게건네준다.
하지만 이 사업을 언제까지 할지 모르고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처럼 퇴직금이 없다는 점은 김씨를 부담스럽게 만든다.
상당수의 자영업자가 그렇듯이 김씨는 장부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 “매출액이 워낙 적어 세금액수가 종합소득세와 부가세를합쳐도 월 20만원꼴인데 구태여 장부정리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게 김씨의 변이다.
그나마 김씨가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것은 부인 신미숙(가명.37)씨가 있기 때문이다.신씨는 결혼전 모아둔 돈과 남편이주는 생활비를 아껴 분당에 35평짜리 아파트를 사두었고(전세를주고 본인 가족은 상계동에서 전세를 삶) 최근 에는 재개발 아파트 입주권도 사두었다.
또 5천만원 가량의 현금을 손에 쥐고 남편 회사에 돈이 궁하면 도와주기도 한다.물론 거저주는 것은 아니고 이자도 받고 차용했다는 증빙서류도 남긴다.우리나라에는 4백만명이 넘는 자영업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자영업자 4백만명 추정 일반적으로 자영업자라고 할때는 개인이 자기명의로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을 하고 영업하는 경우를말하는데 일반개인사업자.과세특례자.간이과세자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94년말 현재 일반개인사업자는 93만3천명,과세특례자는 1백32만명에 달한다.간이과세자는 올해 7월부터 신고를 받고 있기 때문에 아직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략 과세특례자의 1.5배는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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