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변비 조기 원인규명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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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아이가 닷새에 한번정도 변을 보는 것같아요.그래서 관장을 하기도 하지만 항상 그때 뿐이에요.” 소아과를 방문한 만성변비환자 K(3)어린이 엄마의 하소연이다.
어린이는 자기조절능력이 떨어져 특별한 원인질환 없이 기능성으로 왔다 해도 자칫 변비로 인한 복통.항문 열상(裂傷).직장 탈출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때까지 증상을 악화시키기 쉽다.
게다가 변비는 갑상선 기능저하나 선천성 거대결장등 심각한 질환의 초기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조기에 철저한 원인구명및 조기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어린이 변비의 원인중 가장 흔한 것은 역시 기능성(심인성) 변비다.일반적으로 직장에 변이 차면 직장근육을 압박,배변반사를자극해 대변이 마려운 느낌이 오게 된다.
아이들은 흔히 노는데 정신이 팔려 변을 참는 경우가 많은데 이같은 일이 반복되면 배변반사가 둔해지고 직장 근육이 늘어나 효과적인 배변이 어려워진다.
대변이 직장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대변에 포함된 수분이 더 많이 흡수돼 대변은 그만큼 더 굳어지게 된다.따라서 딱딱해진 변을 보기는 더욱더 힘들어지며 만일 변을 보더라도 항문이 찢어지는등 통증이 심해져 점점 변보기를 꺼려 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그림 참조> 이미 만성변비가 된 아이는 무디어진 배변감각이돌아올 때까지 최소한 몇달이상 배변습관을 개선시켜 배변반사기능을 회복시켜줘야 한다.
서울대 의대 소아과 서정기(徐廷琪)교수는“어린이 변비를 완치시키기 위해선 보호자가 최소 3~6개월간.인내심'을 갖고 배변습관을 개선시키면서 장운동 촉진제등의 약을 복용시켜야 한다”고강조한다.만일 아이의 변비를 설사약이나 관장을 통해 그때 그때배변만 시키면 일시적인 효과는 있지만 이미 둔해진 배변반사를 회복시키지 못함은 물론 오히려 과량 사용된 약제로 인해 대변을흘리거나 습관성이 되는 수가 있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
선천성 거대결장등 대장 신경절 이상으로 인한 변비는 출생직후혹은 영아기등 어린 나이에 변비가 나타나는데 이때는 약으로는 치료가 안되며 문제가 되는 대장을 수술등을 통해 치료해야 된다. 갑상선기능저하로 인해 변비가 오는 아이는 조기에 갑상선치료를 안할 경우 변비는 물론 지능박약등의 심각한 후유증이 나타날수 있어 조기진단및 조기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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