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밀가루 제공說' 국회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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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북(對北) 밀가루 제공설'로 국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국회는 22일 예결위를 속개,새해 예산안에 대한 부별(部別)심의를 계속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에 대한 밀가루 제공설의 진상조사를 위한 소위구성 문제로 여야간 공방을 거듭,개회시간을 수차례 연기하는 진통을 겪었다.당초 오전10시에 열 기로 돼있던 예결위는 개회조차 하지 못한채 공전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 비준동의안 처리문제를 논의하기위해 소집된 재경위에서도 밀가루 문제가 재연됐다.
재경위에서 장성원(張誠源.국민회의.김제)의원은 시사저널이 보도를 위해 작성했던 기사를 제시,“청와대가 2002년 월드컵을유치하는데 북한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재미사업가 金양일씨를 통해 5천의 밀가루를 중국에서 구입,북한에 전달 했으며 밀가루를 사는데 든 1백만달러는 현대그룹이 부담했다”며 진상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張의원은 또“밀가루 공급을 주도한 인사는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한승수(韓昇洙)경제부총리란 의혹이 있다”며 韓부총리의 답변을 요구했다 韓부총리는 답변을 통해“이 기사는 완전히 사실과다르다”며“김광일(金光一)대통령비서실장이 오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시사저널을 고소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韓부총리는 그러나“93년 주미대사 시절 우루과이라운드 협상문제로 재미(在美)식품상협회 회장으로 있던 金씨를 만나 알게 됐으나 金씨를 통해 북에 밀가루를 제공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이에 앞서 국민회의와 자민련 예결위 원들은 긴급회의를 열고 밀가루 제공설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진상조사소위구성▶韓부총리의 예결위 출석을 요구하고 나섰다.양당은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예산심사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방침을정했다. 야당의원들은“정부가 실제로는 북한과 물밑협상을 벌이면서도 겉으로는 대북관계가 좋지 않은 것처럼 위장,북풍(北風)을총선에 이용하는등 대북문제를 국내정치에 정략적으로 악용했다”고비판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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