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 내년 上場-주식 안팔려 재정 구멍나자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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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국통신 주식이 안팔려 재정확보에 차질이 날 것 같자 정부가.내년 상반기 상장 추진'을 약속하고 나섰다.재정경제원은 21일“증시 동향을 봐가면서 내년 상반기 상장을 추진하고 상장후에는 해외에서 매각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재경원은 상장에 앞서 오는 28~29일 9백64만주(전체의 3.35%)3천6백억원어치를 법인은 물론 개인에게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매각 결과를 보아 다음달에 3천5백억원어치를 추가로매각할 계획이다.
◇입찰 방법=3만7천6백원(입찰최저가)이상 써낸 응찰자중 높은 가격부터 낙찰시킨다.누구나 최소 50주이상 10주단위로 가까운 국민은행 영업점에 신청할 수 있다.이 때 신분증을 제시하고 입찰보증금(응찰액의 10%)을 내야 한다.낙찰 자 공고는 12월4일이며 낙찰되면 잔금을 12월5일까지 내야 한다.주권은내년 1월말 교부된다.
◇내년 상반기 상장 가능할까=상장 전제조건으로 발표한.증시 동향을 봐가면서'를 놓고 재경원안에서도 해석이 엇갈리고 있어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주식 매각을 맡고 있는 국고국 관계자는“증시가 붕괴되지 않는한 내년 상반기에 꼭 상장한다”고 말했다.하지만 증시를 총괄하고 있는 김영섭(金永燮)금융정책실장은“증시 동향을 봐가면서 추진한다는 발표 문구대로다.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밝혀.증시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 상장을 연기할 수 있다'는 종전 입장에서 달라진것이 없음을 시사했다.현재의 지수 7백포인트대가상장이 가능한 수준이냐는 물음에 金실장은“상장이 가능한 종합주가지수 수준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증시 관계자들은“정부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고 투자했다가 내년에 상장이 안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정부는 94년 입찰때도.95년 상장 카드'를 내걸고 개인.법인들에 최고 4만7천1백원 이상으로 팔았으나 지금까지 약속을 못지키고 있다.
◇.상장 카드'를 내놓은 속사정=당장 올 예산 집행에 구멍이나게 생겼기 때문이다.정부는 당초 한국통신 매각을 통해 1조6천8백억원을 추경 재원으로 쓸 계획이었으나 증시 침체로 9천7백11억원으로 낮춰 잡았다.
그럼에도 10~11월 두차례의 입찰에서 1천4백44억원어치만팔렸다.연내에 7천억원 이상을 팔지 않으면 주택공사등 정부투자기관 출자와 남북협력기금등 기금 출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증시 영향=상장이 이뤄지면 공급물량이 늘어나 증시에 부담을주리란 관측이 많다.상장이후 가격은 상장 시점의 증시 여건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증권업계는 대체로 5만원선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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