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구 7단(한국) ●·저우루이양 5단(중국)
‘참고도’ 흑1로 두어 집을 벌며 공격하면 백은 밖으로 달아나야 한다. 이때 3으로 머리를 두드리며 우변으로 쇄도한다면 흑은 위험 없이 승리에 다가갈 수 있었다. 계산 정확한 박영훈 9단의 얘기다. 하나 저우루이양은 거의 숨통을 막았는데 이를 풀어주고 다시 긴 승부로 돌아간다는 게 싫다. 더구나 궁금한 게 하나 있다. 168을 당해줘도 백은 결국 170 쪽으로 돌아와야 하고, 그때 171이란 기막힌 급소를 두드리면 백은 어찌 받을까(과거 17세 때의 이창호는 이런 궁금증을 덮고 조용히 후퇴하곤 했다. 돌부처란 별명이 그래서 생겼다).
171은 정말 미치는 급소다. 백은 죽음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하나 ‘접근전의 이영구’란 말은 괜히 생긴 게 아니었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