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選길목이것이궁금하다>김종필총재가 DJ손 들어줄 경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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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내년 대선에서 김종필(金鍾泌)총재가 김대중(金大中)총재의 손을 들어준다면 대전.충청표와 대구-경북(TK)표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
우선 TK의 이탈은 어렵지 않게 예상해볼 수 있다.국민회의와자민련조차 대체로 이 가능성을 점치는 쪽이 우세하다.「반(反)YS,비(非)DJ」로 대표되는 강한 지역정서로 볼 때 충분히 예견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상반된 주장도 있다.국민회의 박지원(朴智元)기조실장은 『DJ로의 후보 단일화를 3당합당 때처럼 밀실 흥정하지 않고 투명하게 한다면 TK이탈은 예상외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 여망이 높기 때문에 선거전에서의 후보 단일화는 상승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자신한다.그러나 현재로선 TK표를 지지표로 계산에 넣기는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러면 대전.충청지역은 어떤가.정치권에서는 TK 못지않게 이 지역도 예측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영.호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역색이 강하지 않았으나 6.27 지방선거와 4.11 총선을 겪으면서 지역화 경향이 짙어지고 있는 것과 무관 치 않아 보인다. 대전에 사는 이종만(47)씨는 『영남에 비해 지역발전이 더디고 지역경제가 최악의 상황에 빠져있어 이제는 「우리도 대통령을 내야 한다」는 지역적 정서가 팽배해 있다』며 JP 단일화를 바랐다.
사업을 하는 임종학(51)씨는 『단일후보로 DJ가 나오고 여권에서 이회창(李會昌)씨가 나오면 DJ로 표가 몰리지 않을 것』이라며 『여권 후보가 누가 나오느냐에 따라 표의 향방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충청 출신의 한 자민련 의원은 『같은 백제문화권이면서도 호남과는 정서가 크게 달라 DJ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충청표를 모으기 위해서는 섀도 캐비닛 정도가아니라 JP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있을 때만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충청표는 이탈이 적은 안정표라는 분석도 나온다.국민회의이해찬(李海瓚)의원은 『대전.충청은 JP의 텃밭인 만큼 JP의선택에 결국 따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DJ에 대한 반감이 있긴 하나 그렇다고 여권후보 지지로 돌아서 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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