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한다고 감기 아니다-약 먹기보다 정확한 원인 찾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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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환절기에는 잦은 기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실제로 『기침약 좀 주세요.기침을 간간이 하는걸 보니 감기 걸렸나봐요.
감기약 타러 왔어요』라며 기침약 혹은 감기약을 처방 받고자 병원이나 약국을 찾는 사람이 많다.
과연 「기침=감기」라는 생각은 옳은 것일까.결론부터 말하면 ▶기침은 아무 질병없이 정상적으로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고▶치료가 필요한 기침의 원인은 감기 이외에도 수없이 많다.
따라서 무조건 기침약이나 감기약 처방을 받아 복용하는 대신 기침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급선무다.
기침은 후두(喉頭)~기관지에 이르는 기도점막에 있는 기침 수용체가 「자극」을 받아 나타나는 반사운동이다.가장 흔한 것이 각종 바이러스.세균에 의한 감기.기관지염등으로 인해 기도(氣道)점막이 부어 기침 수용체를 자극하는 염증자극.그 러나 그외에먼지등을 흡입하거나 기관지 주위의 종양이 기관지를 누르는등의 기계적 자극,화학가스나 담배연기등의 흡입으로 인한 화학적 자극,아주 덥거나 추운 공기를 들이마셔 발생하는 기후 자극등에 의해서도 기침이 나온다.즉 기침은 원인 이 다양해 치료도 원인에따라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예컨대 공기가 탁해 먼지를 많이 마시게 되거나(기계적 자극)비흡연자가 담배연기를 마시는 경우(기계적 자극),갑자기 찬바람을 들이마시는 경우(기후자극)에는 정상인도 일시적으로 기침을 한다.최근 영국 먼레이 박사팀은 런던에 사는 8 ~12세 사이의 건강한 어린이 41명을 대상으로 기구를 사용,24시간동안 기침 수를 측정한 결과 이들이 하루평균 10회정도 기침을 하는것으로 나타났다.즉 기침이 곧 질병 증상은 아닌 것이다.
그러면 질병으로 인한 기침은 어떤 것일까.
질병이 원인이 되는 기침중 가장 흔한 것은 역시 감기다.감기는 며칠만에 기침이 끝나는 수도 있지만 감기가 나아 콧물.열등다른 증상이 없어진 후에도 기관지 과민반응등으로 3주정도 기침을 더 할 수 있다.그래서 일반적으로 ▶밤에 기 침을 하거나▶갑자기 기침을 많이 하거나▶3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는 만성기침▶열.심한가래.숨찬 증상등이 동반되는 기침인 경우엔 원인질환을알아내 원인에 따른 치료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참고로 만성기침의 원인은 기관지 천식.후비루.위식 도 역류등 다양하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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