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는 金 비례대표는 銀 배지-일본국회 '후진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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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일본 국회의원 사이에 「금배지」「은배지」논란이 한창이다.지난10월20일 시행된 중의원선거에서 1구1인의 소선거구제 지역구를 택해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한 3백명은 금배지,그렇지 못한 의원은 은배지.동배지로 불린다.
실제로는 똑같은 중의원의원 표지(금배지)를 달고 등원하면서도은.동배지로 불리는 이들은 지난 선거에 새로 도입된 비례대표제를 거쳐 원내에 진출한 의원들.
특히 비례대표.지역구 양쪽에 중복출마해 지역구에서는 낙선했으나 비례대표 덕분에 「패자부활」한 84명은 가장 급이 낮은 동배지로 분류돼 당직배정등에서 사실상 차별당하고 있다.
자민당의 경우 지난 7일 출범한 새 하시모토 내각에서 동배지의원은 아무리 당선횟수가 많더라도 장관급에 한명도 등용되지 못했다. 당직.국회직에서도 중의원 상임위원장 2명,정무조사부회장1명만 겨우 배출해 「찬밥」신세다.당지도부는 『차별은 있을 수없다』고 극구 부인하지만 어쨌든 중복 입후보를 허용한 현행선거법은 손봐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지난 선거처럼 지역구(도쿄 22구)에서 유효투표의 10분의1조차 얻지 못해 공탁금(3백만엔)마저 몰수당한 후보가 비례대표로 당선하는 일은 민주주의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새 중의원의원 5백명중 동배지 의원은 정당별로 자민당 32,신진당 2,민주당 25,공산당 16,사민당 9명등이다.
[도쿄=노재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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