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TDV8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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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자동차업체가 개성 넘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쏟아내고 있지만 아직도 ‘정통 SUV’하면 영국 랜드로버를 꼽는다. 험로를 거침없이 돌파하는 성능을 갖춰 오프로드 운전을 즐기는 이들의 드림카 1순위라 할 만하다. 그런 랜드로버의 최고급 모델인 레인지로버는 ‘사막의 롤스로이스’라 불리는 최고급 SUV다.

최근 등장한 레인지로버 TDV8도 기본적으로는 이전 세대 모델의 투박한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세련미가 가미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내 역시 투박하지만 전통적인 고급차의 멋도 잘 살렸다. 베이지색으로 마무리한 가죽시트는 거실에 있는 고급 소파와 비교해도 아쉽지 않다. 앞좌석 전용의 팔받침대는 높낮이 조절이 가능해 장거리 여행 시 편하다. 센터페시아는 고전적인 자동차의 면모를 느끼게 한다.

레인지로버는 기본형과 성능 중심의 레인지로버 스포츠로 나뉘며 다양한 엔진을 재규어와 함께 쓴다. TDV8은 272마력을 내는 디젤엔진을 달아 최대 토크 65.3kg.m라는 엄청난 괴력을 뿜는다. 2000rpm 부근서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만큼 중량급의 SUV를 이끄는 데 부족함이 없다. 넉넉한 힘은 손쉬운 가속력을 만들어내 시속 180㎞까지도 손쉽게 오르내린다.

험로를 넘나드는 차답게 부드러운 서스펜션을 갖췄지만 코너링도 유연하다. 굴곡진 노면에서의 대처능력도 좋다. 주행안전장치인 DSC(Dynamic Stability Control)는 코너링 때나 미끄러운 노면서 차체가 주행궤도를 벗어나는 현상을 막아내 부담없는 운전이 되도록 도와준다. 브레이크도 부드럽게 작동해 여성 운전자들도 어렵지 않게 다룰 수 있다.

정숙성도 뛰어나다. 디젤엔진은 정차 시 특유의 엔진음이 실내로 들려오는 경우가 많지만 레인지로버의 실내는 매우 평온한 편이다. 빠른 속도로 달려도 약간의 바람소리만 들릴 뿐 최고급 세단과 맞먹는 정숙성을 뽐낸다.

레인지로버에 장착되는 4륜구동 시스템(Terrain Response)은 자랑거리 중 하나다. 주행 환경에 맞춰 다이얼만 돌리면 구동시스템의 설정이 변경돼 누구나 쉽게 오프로드 운전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에어 서스펜션을 탑재해 지상고를 조절할 수도 있다.

레인지로버는 특유의 분위기와 성능으로 매니어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을 모델이다. 값은 1억2990만원.

오토조인스=김기태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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