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소기업에게 재미교포 무역인의 충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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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주문만 따놓고 납기를 지키지 못해 바이어를 잃는 일이 부지기수입니다.서비스 정신이 절대 부족합니다.
』 해외한인무역협회가 주최한 「코리안 네트워크 출범대회」 참석차 최근 내한한 뉴욕 교포무역인 조병태(趙炳泰.51.전뉴욕한인경제인협회장) 토머스프로모션사장의 충고다.21년간 뉴욕에서 한국 모자만 수입판매해온 그는 『서비스 부족으로 미국 시장을 잃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서비스 정신이 부족하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미국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다.한국업체들은 납기를 못지켜도 바이어에게 사전양해조차 잘 구하지 않는다.납기가 닥쳐 바이어가 독촉하면 그제서야 「어쩔 수 없다」는 식이다.』 -한국상품이 미국시장에서 밀리는 또 다른 이유는.
『지금까지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에 너무 안주해왔다.수입단가가 올라가는데 어느 바이어가 구매선을 바꾸지 않겠는가.
내가 취급하는 모자만 하더라도 20여년간 고품질에 독자상표를고집하다보니 가격이 중국.동남아산보다 40% 이상 비싸도 시장을 빼앗기지 않고 있다.』 -우리 경공업제품은 이제 미국에서 살 수 없다는 말인가.
『절대 아니다.미국 만큼 소비자의 욕구가 빨리 변하는 곳도 없다.가격경쟁력에서 밀려도 소비자의 욕구만 충족시키면 파는데는문제없다.전세계에 있는 한국 교포무역인들을 잘 활용해달라.』 75년 미국으로 건너가 무역업에 종사해온 趙사장은 지난해 무역의 날에 국무총리상,92년 미국 정부가 자국 발전에 공헌한 사람에게 주는 엘리스 아일랜드상을 받은 바 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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