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8천원 정도 베스트셀러 확실-프랑스 공쿠르문학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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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올해도 프랑스에서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인 공쿠르상(賞) 수상작품이 12일 발표되자 프랑스 문학계와 출판계가 떠들썩하다.
올해의 수상작으로 파스칼 로즈(39.여.사진)의 처녀작 『0(제로)번 전투기』가 선정됐다.로즈는 84년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이후 여성으로서는 처음이며,처녀작이 영광을 누리기도극히 드문 예다.
『0번전투기』는 45년 태평양전쟁에 참가중인 일본의 가미카제전투기에 의해 희생된 부친과 자신의 뿌리를 찾는 딸의 이야기를다루고 있다.공쿠르상은 역사가.소설가였던 에드몽 드 공쿠르(1822~1896)의 유언에 따라 1903년 탄생 .그는 당시 『마지막 수업』의 알퐁스 도데를 유언집행인으로 지정해 연간 5천프랑의 금화를 상금으로 지급하는 문학상을 제정하도록 부탁,매년 한편의 소설을 골라 시상하고 있다.마르셀 프루스트.앙드레 말로.시몬 드 보부아르등 프랑스를 대 표하는 소설가들이 이 상의 영광을 누렸다.
공쿠르는 다른 상과 몇가지 다른 특징이 있다.
우선 발표장소는 파리의 고급식당 쉐드루앙으로 고정돼 있다.식당측은 심사위원들에게 점심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심사위원들은 종업원에게 팁만 지불한다.식사를 끝낸뒤 정확히 오후1시에 수상자가 발표된다.심사위원 10명이 몇편의 수상후보 작품들을 놓고투표하며 반수이상 얻은 작품이 선정된다.표가 반으로 나눠질 경우 심사위원장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한다.공쿠르의 상금은 겨우 50프랑(약 8천원)이다.그러나 일단 수상작이 되면 베스트셀러는 보장받는 셈이다.말로의 『인간의 조건』(33년)이 3백만부,에밀 아자르의 『자기앞의 생(生)』(75년)이 1백20만부등역대 수상작의 판매기록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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