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하이테크10選>4.신경망컴퓨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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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수억번의 계산도 한순간에 처리하는 능력을 가진 지금의 컴퓨터는 21세기에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까.사람이 시키는일만 초고속으로 처리할 줄 아는 컴퓨터가 공상소설에서 보듯 사람처럼 생각하는 뇌를 갖고 2000년대에는 생활 전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세대 인공지능컴퓨터에 이어 6세대 컴퓨터로 불리는 이 신경망 컴퓨터는 세계의 주요 연구기관이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는 핵심분야의 하나다.
컴퓨터는 일정한 규칙에 따라 지시된 업무를 처리할 뿐 예측이나 특정 사물의 인식,불분명한 사안의 파악능력은 거의 걸음마 수준이다.그러나 신경망 컴퓨터가 등장하면 인간의 시각도 대폭 수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기존 컴퓨터의 초고속성과 사람의 예측.인식능력을 결합한 사이보그가 곧 신경망 컴퓨터다.사람의 뇌를 흉내내기 때문에 학습을통해 지능을 높이고 경험을 쌓아 감(感)으로 특정사안을 파악할수 있게 된다.겉으로 보기에는 딱딱한 기계에 불 과하지만 생각을 할 줄 아는 셈이다.사람들이 스쳐지나가는 사람의 옆 모습이나 뒷 모습만으로 친구인지 아닌지를 파악하듯 신경망 컴퓨터도 그러한 기능을 갖게 된다.기존 컴퓨터로는 어림없는 일을 신경망컴퓨터는 척척 해내게 된다.
현재 세계적으로 개발된 이 컴퓨터용 중앙처리장치(CPU)는 벌.파리등 곤충의 지능정도를 갖는다.우리나라도 개발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한국통신에서 벌의 지능수준인 중앙처리장치를 지난 6월 개발,영국의 BT사와 교환기 개발에 이 칩을 응용하기로 협정을 맺었다.한국전자통신연구소와 서울대.연세대.경희대등 학계에서도 기초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간의 두뇌는 1천억개의 신경세포로 연결돼 있는데 컴퓨터로 치면 이는 1초에 곱셈등 연산을 1백조개 정도 수행할 수 있는중앙처리장치의 능력과 엇비슷하다.한국통신이 개발한 칩은 신경세포에 해당하는 13만5천개의 연결고리로 1초에 2천억개의 연산을 할 수 있다.이런 차이를 볼 때 사람의 뇌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신경망 컴퓨터를 개발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일병(李一昺.연세대 전산과)교수는 『경험을 쌓고 지능을 높여나갈 수 있는 신경망 컴퓨터의 기술은 이미 주가예측.문자인식.컴퓨터 눈등에 부분적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21세기에는 대중화돼 우리 생활 변화에 절대적으로 기여하게 될 것』 이라고이 컴퓨터의 미래를 전망했다.
이 기술은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휘갈겨 쓴 필기체 인식,무인자동차,주부 일을 대신하는 로봇등 생활.산업 전반에 걸쳐 이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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