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釣魚島분쟁' 남의 일이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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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길거리에서 폭력범죄와 마주쳐도 못본체 피해버리는 사람이 많다고 시민정신의 실종을 탄식하는 이야기를 자주 들을 수 있다.사회 구성원들이 훌륭한 사회를 만들고 지키기 위한 노력을 포기한다는 것은 참으로 비극이다.아무리 경제적으로 풍요 하더라도 이런 사회에는 희망이 없다.
국제관계에 임하는 정부의 자세에서도 이런 태도가 나타나는 것을 보며 착잡한 마음 금할 수 없다.일본 일각에서 독도와 디아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데 대한정부의 태도를 말하는 것이다.
독도와 디아오위다오에 대한 일본 극우파의 영유권 주장은 같은뿌리에서 나온 것이다.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기는 커녕 은혜를 베풀었다고 하는 망언도 마찬가지다.
독도문제에 대한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독도 자체의 영유보다도일본 일각의 잘못된 여론을 바로잡는데 있다.양국관계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그대로 두고서는 독도문제뿐 아니라 어떤 문제를 놓고라도 그들의 억지가 터져나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독도의 영유권을 확고히 하기 위해 그곳에 호텔을 짓자는둥,주민을 정착시키자는둥 하는 이야기는 본말을 뒤집는것 같아 답답하다.무엇이 떳떳지 못해 그곳에 자연상태를 크게 해치면서 인위적인 시설을 만들어야 한단 말인가.일본 일각의 무리 한 주장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은 상책이 아니다.
그보다는 일본 극우파의 억지가 똑같은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디아오위다오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견해를 표명하는 것이 떳떳하고도 효과적인 대처일 것이다.서로 적대하고 있는 중국과 대만까지 한목소리를 내는 일에 우리 정부가 모른체하고 있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디아오위다오가 중국땅이라는 것은 독도가 우리땅이라는 사실 못지않게 명백한 사실이다.디아오위다오는 대만 해안에서 약1백30㎞,중국본토의 대만성 해안에서 약 2백50㎞에 있는 한편 오키나와의 중심지에서는 약 5백㎞,규슈 해안에서는 약 1천㎞의 거리에 있다.
역사적으로는 더 명백하다.중국은 1680년대 이래 대만을 통치해온 반면 일본은 1870년대에야 오키나와를 통치하기 시작했다.1895년 청일전쟁의 전리품으로 대만을 강점했다가 1945년 패전으로 반환할 때 디아오위다오 역시 대만의 일부로 중국에반환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다.
1994년 한국에서 발행된 「한국에서 타이완」 항로도에는 디아오위다오가 「Sento Shosh」라는 이름의 일본영토로 표기돼 있다.대한민국 정부는 디아오위다오를 일본땅으로 보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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