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점포늘리기 과열 경쟁-올들어 458個 신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연초 점포설치 자율화로 우려됐던 은행들의 과다한 점포확장경쟁이 가열되고 있다.3분기에만 1백75개가 늘어났고 연말까지 1백51개 점포가 추가로 신설된다.
이는 최근 금융권이 경비절감.업무혁신등의 내실경영을 표방하면서도 여전히 양적 확대를 통한 고객 끌어들이기에 몰두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8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33개 국내은행의 9월말 현재 점포수는 본.지점 5천3백19개,출장소 1천5백49개등 모두 6천9백1개에 달한다.이는 전분기말인 지난 6월말 6천7백26개에 비해 2.6%,지난해말 6천4백43개에 비해 서는 7.1%씩 증가한 것이다.일별로 환산하면 올 들어 은행점포가 하루 1.67개씩 늘어난 셈이다.
인구 1만명당 국내은행 점포수는 1.53개로 나타나 소득수준이 우리의 3.7배인 일본의 은행점포수가 1만6천7백20개로 인구 1만명당 1.33개인 것에 비해서도 훨씬 많다.점포당 예금액을 따져 봐도 국내은행의 점포당 평균예금액(잔 액 기준)은5천7백만달러(약 4백67억원)가량으로 일본 2억6천2백만달러의 5분의 1수준을 간신히 넘는 규모다.
이처럼 점포가 계속 증가하는 것은 올초 시행된 점포자율화로 은행마다 그동안 미뤄 왔던 진출거점에 대한 점포설치를 실행한데다 대형 신축빌딩내 입점경쟁으로 전략지역 진출을 늘려 왔기 때문이다.은행그룹별로 보면 3분기중 1백7개를 증설 한 15개 시중은행의 평균 점포개설수가 7.13개에 달해 경쟁이 가장 치열했고 10개 지방은행은 평균 4.2개,8개 특수은행은 평균 3.25개를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관계자는 이에 대해 『무인 자동입출금기 설치와 홈 뱅킹 확대등으로 창구고객이 주는데다 선진 금융기법을 앞세운 외국계은행 진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같은 양적 경쟁은 경영부담을 더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동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