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리포트>脫稅사건 정치스캔들 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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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오사카(大阪)의 일개 석유중개상 이즈이 준이치(泉井純一.60)의 탈세사건이 미국 대통령선거,제2차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정권출범등 굵직굵직한 뉴스와 함께 연일 일본 언론의 주요뉴스로 등장하고 있다.
「이즈이석유상회」사장인 이즈이는 미쓰비시(三菱)석유.미쓰이(三井)광산등 대형업체간의 석유거래를 중개해 93년부터 최근까지수십억엔의 중개수수료를 챙겼으며 이중 약 3억2천만엔(약 23억원)을 탈세한 혐의로 도쿄지검 특수부에 체포됐 다.이 사건은단순한 탈세사건의 차원을 넘어 일본열도를 뒤흔들어 놓을만한 「메가톤급」 스캔들로 발전할 조짐이다.
검찰조사에 따르면 미쓰비시석유는 93년4월부터 95년9월에 걸친 미쓰이광산과의 석유거래 과정에서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매매이익의 85%에 달하는 24억1천만엔을 이즈이에게 지불했다.검찰은 미쓰비시석유가 비정상적인 중개수수료를 이즈이 에게 지불한데엔 「특별한 사정」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대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정.재계,스포츠계의 「마당발」로 통하는 이즈이는 석유중개로 벌어들인 돈을 물쓰듯 뿌리며 교류를 넓혀왔다.그가 정치자금을 제공한 정치가만 해도 자민당의 야마사키 다쿠(山崎拓)정조회장.
고(故)와타나베 미치오(渡邊美智雄)전외상등 16명 에 달한다.
수시로 통산성 관료들을 요정으로 불러내 향응을 베풀었으며 왕년의 축구스타 가마모토 구니시게(釜本邦茂)를 자신이 설립한 자동판매기 회사의 임원으로 앉히기도 했다.
그와 가깝게 지낸 정.재계,스포츠계 인사들은 『별다른 목적이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말하고 있지만 검찰은 이들과의 불미스런유착관계를 계속 추적중이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제2의 사가와 규빈(佐川急便)사건」이 될 가능성도 있다.이즈 이는 60년에 와세다(早稻田)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후 잠시 샐러리맨 생활을 하다가 부친의 사업을 이어받아 석유상이 됐다.
도쿄=김국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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