孔前외무 사퇴는 비리와 무관 인민군前歷 때문에 크게 고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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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8일 국회 예결위에서 이수성(李壽成)국무총리는 공노명(孔魯明)전외무부장관의 사임 배경에 대해 자세한 정황 설명을 했다.李총리는 이날 답변에서 먼저 『孔전장관의 사임은 그동안 격무에 따른 과로로 견디기 어려울만큼 건강이 악화됐기 때 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음은 李총리가 밝힌 사임 배경 요지.
『지난 토요일(2일) 오후9시10분쯤 孔전장관이 총리공관으로찾아와 「건강이 나빠져 도저히 안되겠다」며 사퇴서를 내밀었다.
깜짝 놀라 「그동안 잘 견뎌오셨는데 왜 갑자기 사퇴냐」고 했더니 「백내장 수술 이후 눈 치료 때문에 국무회의 도 두차례 빠졌고 심신이 고달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아태경제협력체(APEC)등 산적한 일을 남겨두고 어렵다고 생각했다.저보다 다른 분이 새로 시작하는게 낫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다시 「원인은 모르나 장관께서 외무부를 관장하며대외적 업적이 크다.저는 사표 못받는다.대통령께도 전달 못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孔전장관은 「사실은 육체적으로도,정신적으로도 피곤하다」며 6.25때 의용군으로 근무한 얘기를 꺼냈다.孔전장관은 「중학교때 일을 가지고 일부(李총리는 「여러분도 아시겠지만」이라고만 표현했다)에서,그리고 언론에서도 재론하려 하 는데 정부에누가 되고 나 자신도 견디기 힘들다」고 했다.
결국 내 느낌으로는 孔전장관이 육체적으로 쇠약해지고 정신적으로도 좀 지쳐있지 않았나 생각한다.아무튼 당시 사표를 안 받았다. 월요일(4일) 대통령께 이를 보고했더니 평소 孔전장관에 대한 신뢰가 대단했던 대통령께선 「孔장관이 눈이 그렇게 나쁘냐」고만 했다.그후 나는 화요일(5일) 울산과 대구등으로 출장을갔는데 그 사이에 孔전장관이 다른 경로를 통해 사표 를 제출해대통령께서도 양해한 줄 알았다.어제(6일) 다시 서울로 돌아온뒤 병원으로 孔전장관을 문병갔더니 「어려운때 혼자만 편해 미안하다」「너무 지쳐있다」고 했다.
이게 전부다.항간에는 孔전장관이 인사문제와 관련돼 부정 비슷한 소문도 있고 하나 전혀 그것과 관련없는 사의였고,사퇴서 수리였다고 본다.』 李총리의 장황한 설명이 끝나자 국민회의 설훈(薛勳.도봉을)의원은 『권력기관간의 갈등설도 있다』며 『다른 경로가 뭐냐』고 캐물었다.
李총리는 다시 설명을 추가했다.
『토요일 밤 孔전장관이 「입원해 며칠 쉬어야겠다」고 해 「입원은 좋으나 사표만은 안된다」고 했더니 사표를 도로 가져갔다.
다른 경로란 그후 孔전장관이 외무부 기획관리실장을 통해 내가 없는 사이에 총리실로 전달했다는 뜻이다.그래서 이 번엔 비서실장에게 공식 경로로 청와대에 보내라고 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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