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選레이스 시동건 김종필 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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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 이하경 기자 =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도 대선레이스에본격 시동을 걸었다.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임기내 개헌불가」발언이후 한동안 침묵을 지키던 그가 활발한 활동에 나선 것이다. 金총재는 8일 자신의 지역구인 부여에 간다.청소년연수원에서당원 2천3백여명을 상대로 대선고지를 향한 자신의 집념을 과시한다.주위에서는 그가 「먼길」을 떠나기에 앞서 고향에서 출정식을 갖는 것으로 해석한다.
11일에는 TK의 심장부인 대구를 방문,1천여명의 당원들을 모아놓고 단합대회를 갖는다.팔공산에서 자연보호운동을 하고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애환도 듣는다.14일과 21일에는 충북보은 속리산 유스타운에서 1천4백여명의 수도권지구당 당직자와 핵심당원들을 대상으로 당원교육을 실시한다.
23일께 미국을 방문할 계획도 검토중이다.미국에 가면 자신에게 명예공학박사를 수여한 오리건대학 이사회에 이사자격으로 참석하고 충청향우회와 가락종친회 모임에도 얼굴을 내밀 계획이다.
숨돌릴 겨를 없는 바쁜 일정이다.그가 특유의 「우보(牛步)전략」을 버리고 「속보(速步)」로 나선 것은 현재의 정국구도속에서 모종의 위기감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 총재가 여권의 개헌불가론에 대해 『개헌논의 중단』을 선언하며 즉각 호응한 직후부터 그의 존재는 한없이 왜소해 보였다.당분간 내각제 개헌론은 정치권의 인기메뉴가되기 어렵게 됐다.그렇다고 이대로 침묵하고 있다 가는 자민련이「잊혀진 제3당」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런점에서 10일 중진의원들을 대동하고 김영배(金令培)국회부의장.권노갑(權魯甲)의원등 국민회의 중진의원들과 집단으로골프회동을 갖는 것은 유심히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이는 한동안 여권에 제휴가능성을 타진했던 JP가 당분간 야권공조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하겠다는 예고로 풀이된다.
뭔가 돌파구가 필요한 JP로서는 일단 대선에 대한 의지를 확실하게 표명해둘 필요를 느꼈음직하다.6일 42개지구당을 사고지구당으로 판정하고 한영수(韓英洙)부총재등 전국구의원들을 지구당위원장으로 배치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여젖다.
결국 JP의 대선레이스 시동은 불리한 정치적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국면전환용일 가능성이 높다.수면아래로 잠복한 내각제 개헌의 꿈을 일단 접어둔채 시작한 그의 대권가도 달리기가 어느정도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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