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에 천정배 원내대표, 홍재형 정책위의장 체제가 출범했다. 특히 새로 선출된 千원내대표는 역대 어느 여당 총무보다 막강하다. 152석이라는 과반 의석을 지휘하고, 표방한 대로 당정분리 체제라면 청와대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원내 정당화 추세여서 당내 역학관계에서도 자율성이 크게 확대됐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千대표에게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는다.
千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까지 국가보안법이라든지 사법.언론 개혁 등 비경제 분야의 현안에 관심을 보여 왔다. 따라서 열린우리당이 강력한 정치.사회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하는 견해가 다수다. 바로 이 점이 우리가 우려하는 대목이다.
변화를 하지 말고 개혁을 하지 말자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무엇을 위한 개혁이고 변화냐가 중요하다. 이 시절에 무엇이 가장 시급한 것이며, 그 시급한 것을 위한 변화와 개혁은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먹고사는 일이다. 이런 인식에 대해서는 千대표도 다를 수 없다고 본다. 千대표는 경제회생과 민생안정을 위한 개혁에 집중해 주기 바란다.
새로 뽑힌 홍재형 정책위의장의 책임도 크다. 지금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하루는 중국 쇼크, 다음날은 고유가와 환율 약세, 그 다음날은 주가 폭락이 이어진다.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다. 洪의장은 우리의 취약한 금융시장에 대해 구조개선 노력과 함께 기업이 투자에 나설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실업과 경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추경 문제를 놓고 당정 간에 다른 소리가 나오는 혼란과 불안을 막아야 할 것이다.
열린우리당 새 지도부는 여당 내에서 조정과 통합의 리더십을, 대야관계에서는 상생의 리더십을 발휘해 국민을 안심시켜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