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여파 홍보판촉물 시장 위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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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기업들이 주요 거래선이나 고객들에게 배포하는 경품.홍보판촉물을 없애고 연하장 발송까지 중단하는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최근의 경기하강으로 간접경비를 우선적으로줄이고 있는데다 과도한 판촉경쟁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유공.LG정유등 정유 5사는 막대한 환차손등으로 인한 경영난에 부닥치자 최근 계열주유소의 홍보판촉물 구입비 지원을 완 전 중단했다. 이에따라 주유소 난립에 따른 경영압박을 받고 있는 주유소들도 독자적인 판촉물 구입은 엄두도 못낼 형편이어서 휘발유등을 넣을때 주었던 휴대용 휴지.우산등 홍보판촉물은 거의 찾아볼수 없게됐다.
지난 추석에 선물을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았던 무림제지그룹은최근 통상적으로 연말무렵에 돌리는 연하장 발송도 않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는 『연하장은 최근들어 겉치레란 인상이 짙을 뿐만아니라 연하장 발송으로 업무의 지장도 크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잠실 중소기업제품 상설매장은 지난주 개장 3주년을 맞아개최한 고객 사은 할인행사때 예년과 달리 경품을 마련하지 않았다. 지난해 자동차.가전제품등 고가의 경품까지 내걸어 중소기업제품판촉에 안간힘을 기울였으나 이번엔 2만5천원짜리 중소기업상품권 2백50장을 추첨을 통해 나누어 주는데 그쳤다.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경품구입비가 경영에 어려움을겪고 있는 출품업체들에 부담이 컸다』며 『어차피 중소기업 제품을 사게 될 상품권을 대신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이같이 홍보판촉물을 중단함에 따라 홍보물제작 중소업체들은 매출급감에 따른 경영난으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홍보상품판매업조합 이종만(李鍾萬)이사장은 『주문량이 지난해의 25%에도 못미치는 실정』이라며 『부도를 내거 나 문을 닫는 업체까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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