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서 "부작용 약" 국내 유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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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부작용 가능이 있어 외국에서 회수 조치된 의약품이 국내에서 대량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인체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있어 외국에서 회수된 8개 의약품 성분에 대한 국내 유통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 중 일곱가지 위험 성분이 각각 들어 있는 89개 의약품이 시판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또 부작용 위험으로 국내 제약사가 회수조치하거나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의해 공급중지 처분을 받은 의약품이 여전히 시판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코감기약 성분인 '페닐프로판올아민(PPA)'은 뇌출혈을 일으킬 우려가 있어 미국과 캐나다에선 2000년, 2001년에 이미 회수조치됐지만 국내에서는 무려 63개의 감기약에 함유된 채 판매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PPA를 함유한 감기약 대부분은 소비자가 약국에서 의사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비염치료제 성분인 '테르페나딘'의 경우 심장부정맥을 가져올 위험 때문에 미국에서는 1998년 회수 조치됐으나 국내 시장에는 16개 의약품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식의약청 의약품관리과 이정석 과장은 "외국에서 회수 조치됐다고 우리나라 사람에게도 무조건 위험한 것은 아니다"며 "PPA의 경우 현재 서울대병원에 안전성에 대한 연구를 의뢰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과잉행동장애 치료제 성분인 '페몰린'함유 의약품(1개)▶수술 후 동통 치료제 성분인 '메타미졸소디엄'함유 의약품(2개)도 간 독성.쇼크의 위험 때문에 미국.영국 등에서 회수 조치됐지만 국내에서는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보원은 이들 의약품 성분에 대한 안전성 평가와 이에 따른 행정조치를 취할 것을 식의약청에 건의하고 소비자들에 대해서도 "위험성분의 안전성이 입증될 때까지 복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라"고 당부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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