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발표된 이색 의학 논문들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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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학술대회는 논문을 통해 자신의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검증받는 학문의 경연장.해마다 이맘때쯤 개최되는 의학분야 학술대회도 예외는 아니다.올해 국내 의학분야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이색논문들을 소개한다.
◇소변으로 대기오염측정〓서울대의대 조수헌(趙秀憲)교수팀은 최근 서울등 5개 도시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소변에서 대기중 발암물질인 방향족 탄화수소(PAH)농도를 측정한 결과를 대한예방의학회에서 발표했다.
소변내 PAH농도는 서울.천안.강릉.제주.여천순으로 나타났는데 대기오염이 심한 것으로 알려진 여천이 낮게 나타난 것은 PAH가 공기중의 먼지와 결합해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유입되는데상대적으로 여천은 먼지가 많지않아 체내유입률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소변PAH측정은 기존 대기농도 측정방식보다 오염물질의 개인별 노출상황을 직접 확인할 수있는 첨단방식으로 자동차매연이나 담배연기,불에 탄 고기류에 많이 함유된 PAH는 인간에게 폐암.위암등을 일으키는 대표적 발암 물질이다.
◇투사백선(鬪士白癬)=몸과 몸을 부딪치며 치열한 몸싸움을 벌여야 하는 국내 레슬링 선수들은 상대 선수의 기술외에 곰팡이와도 싸워야 하는 2중고(苦)를 치르고 있다.
경북대의대 피부과 전재복(全在福)교수가 피부과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전국 중.고.대학및 일반부문 레슬링선수 1천3백94명중 백선에 시달리는 사람이 무려 5백75명(42.5%)이나 됐다.이른바 투사백선으로 불리는 이 피부 병이 레슬링선수에게 특히 많은 것은 땀을 많이 흘리는데다 선수간 피부접촉시간이 가장 길고 마찰 또한 격렬해 감염 확률이 높기 때문.부위별로는 머리 44.7%,목 38.4%,얼굴 37.2%등에 집중 발생했고 신체 오른쪽에 주로 나타났 다.
◇난관결찰술과 유방암〓삼성의료원 신명희(申明姬)박사는 대한예방의학회에서 여성들이 영구피임을 목적으로 실시하는 난관결찰술이유방암 예방효과를 갖는다고 발표했다.유방암 환자 2백10명과 대조군 2백50명에 관한 역학조사 결과 난관결찰 술을 받은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절반 정도로 낮다는 것.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난관결찰술 여성의 경우 피임을 위해 유방암을 촉발할 수 있는 에스트로겐 경구피임약을 따로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 때문인 것으로 설명된다.이밖에도 우유.
채소.마늘등이 유방암 예방효과를 지닌 것으로 나타 났다.
고종관.홍혜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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