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에서 과수원 일구는 정형태씨 유기농법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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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농약이 땅을 버린다면 EM은 땅을 살리는 농법이지.』 고희(古稀)를 넘긴 한 마도로스가 새로운 유기농법을 국내에 뿌리내리기 위해 고향땅에서 집념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남나주시봉황면에서 과수원을 일구는 정형태(鄭炯泰.71)씨.지난 46년 해양대 1기로 입학한 鄭씨는 이후화물선등의 선장으로 전세계를 누비다 62년 도선사(導船士)에 도전해 면허를 따냈다.국내 대학을 나와 정식 시 험을 거쳐 도선사가 된 것도 鄭씨가 처음.
이처럼 도전적인 삶을 살아온 鄭씨는 지난 93년 정년으로 도선사 생활을 마치고 귀향한 뒤에도 은퇴하지 않고 새로운 방식의유기농법에 도전했다.
수년전 국내에 소개돼 축산업등에 일부 이용되고 있는 유효미생물(EM)농법이 그것.광합성균.유산균등 수십종의 유효미생물을 이용하는 이 방식은 이미 일본.호주등 선진국과 중국.태국등에서도 새로운 유기농법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과수원에 적용한 것은 鄭씨가 국내 최초다.
鄭씨는 1만2천여평의 배와 1만여평에 이르는 복숭아 농장을 모두 이 방식으로 경작했다.EM과 깻묵.미강등을 섞은 퇴비와 EM.소주.식초.당밀을 곁들인 살충제로만 농사를 짓고 일절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이 농법은 농약에 의한 지하수 .토양오염이없고 과일의 당도등 품질도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鄭씨는 올해 신고품종을 중심으로 10㎏들이 7천여상자를 수확해 이중 일부는 캐나다에 수출도 할 예정이다.
鄭씨는 『아직 일부 병충해에 충분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해 자랑할 수준은 아니다』며 『내년에는 일본.태국등에 연수를 다녀오고 더욱 완벽한 농사를 지어본뒤 본격 보급에 나서겠다』고 노익장을 과시했다.
나주=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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