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메밀로 '春川막국수'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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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춘천시가 6.25전쟁의 우방인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메밀 재배를 추진한다.

최근 자매결연을 맺기 위해 이 나라 수도 아디스아바바시를 방문했던 류종수 춘천시장은 10일 "춘천 막국수를 세계적 브랜드로 육성하고 주원료인 메밀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에티오피아에서 메밀을 시험 재배키로 했다"고 밝혔다.

류 시장은 "아디스아바바 상공회의소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메밀 재배 의사를 밝힌 2개 기업농가에 메밀 씨앗을 보내 시험 재배한 후 생산성이 높으면 이 지역 농가와 전량 계약재배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춘천시가 아프리카에서 메밀 재배를 추진하게 된 것은 메밀이 다른 농작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아 국내 농가들이 기피하는데다, 중국산 수입 메밀의 경우 국산에 비해 가격은 싼 반면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시는 해발 2500m 고원지대에 위치한 아디스아바바시의 연평균 기온이 강원도 지역 가을 날씨와 비슷한 16도 정도여서 재배에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메밀은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파종한지 70일 후면 수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류 시장은 "춘천 막국수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운다는 기본 계획 아래 부족한 원료를 확보하고 우방이 자립할 수 있는 생산기반을 도와 주기 위해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시는 에티오피아에 큰 비가 내리는 대우기(大雨期.7월 초순~9월 하순) 이후 메밀을 파종할 방침이다.

춘천=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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