陳舜臣의 "중국 인물기행" 국내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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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중국 대륙을 수놓았던 다양한 인물들의 활약상을 소설 같은 문체로 생생하게 읽는다.』 대만계 일본작가로 작고한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郎)와 함께 일본의 대표적 역사소설가로 손꼽히며 국내에도 많은 고정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진순신(陳舜臣.사진)이 중국 역사를 스쳐갔던 여러 인물들을 흥미롭게 재구성한 에세이집6권이 「진 순신과 함께 하는 중국 인물기행」이라는 표제로 서울출판미디어에서 나오고 있다.우선 『중국 걸물전』과 『중국 의협전』등 두권이 선보였다.
『중국 걸물전』은 춘추시대(BC 722~BC 481) 월나라명신이자 대실업가로 성공한 범려부터 1911년 청나라를 무너뜨린 신해혁명의 주역 가운데 한명인 황싱(黃興)까지 16명의 족적을 시대상황과 함께 그려낸다.저자의 현실주의적 역사관이 잘 드러나는 책으로,「난세의 간웅」으로 비판받는 조조의 탁월한 인재등용과 시인으로서의 자질을 높이 평가하는가 하면 당나라 멸망후 5대10국시대에 5개 왕조 11명의 군주를 섬겼다는 이유로염치없는 인물로 공격받는 풍도(8 82~954)도 탁월한 현실주의자로 해석하고 있다.혼란스러운 시대에 어중간한 충성보다 피폐해진 백성의 편안함이 풍도에게는 우선시됐다는 까닭에서다.
『중국 의협전』은 대장부들을 그린다.대장부들은 패거리의 당리당략에 매달리는 무뢰한들이 아니라 남을 위해 자기 몸을 돌보지않는다.또 체제에 순응했던 유자(儒者)와는 달리 의리와 충절을위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다.2천2백여년전 위나라 사람으로 자객의 「원조」로 알려진 형가와 전국시대에 각기 3천여명의 식객을 거느렸던 맹상군.신릉군.평원군.춘신군과 그 주변인물에서 시작,9개장에 걸쳐 중원을 의리와 충성으로 누볐던 「사나이」들의 기개가 펼쳐진다.
이밖에 『기인전』과 『장인전』이 연말에,그리고 『화가전』과 『시인전』은 내년 상반기에 각각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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