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우리시대의 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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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어느 작품이고 각색이 원작의 작품성을 능가하긴 쉽지 않다.소설을 연극으로 바꾸는 과정도 마찬가지여서 이 때 원작의 중첩된의미를 제대로 살려내기 위해선 각색자의 탁월한 분석력이 요구된다. 이 연극은 중견작가 조성기씨의 동명소설이 원작.원작자가 이 연극을 보고 『만족한다』며 흡족해했다고 하니 일단 원작의 묘미는 잘 살렸다고 봐도 좋겠다.
출연배우는 모두 세사람.그러나 극중극(劇中劇)형식이기 때문에실제로 이들이 연기하는 역할은 다양하다.40대 연극배우인 주인공 사내는 발기불능의 성불구자.그가 사도세자의 일생을 다룬 연극을 만들면서 한 여자(수혜)를 만나 성의 강박 관념으로부터 해방된다는 것이 드라마의 큰 줄기.노출증에 걸린 사도세자와 자폐증 환자인 극중 주인공의 상관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이 연극의핵심이다.종교나 윤리의 구속상태에서 파탈한 리비도의 성을 역설한다는 거대한 주제의식에 짓눌리지 않고 군더더기없이 깔끔하다.
11월30일까지 오후7시30분,금.토.일.공휴일 오후4시30분.7시30분(월 쉼).신철진.전주헌.조수경 출연,최선중 연출.
극단 전원.하늘땅1관,747-9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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