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독일의 가장 주목받는 신예작가 알리사 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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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현재 독일문단의 가장 주목받는 신예작가 알리사 발저(35)가단편모음집 『이것이 내 이야기의 전부는 아니다』(안인길 번역.
자유시대사)의 출간을 계기로 서울을 방문했다.그는 통일이후 독일문단에 대해 『옛동독 작가들의 정체성 혼돈이 아직 계속되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92년 단편 『아버지의 생일선물』로 잉게보르크 바흐만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슈피겔지가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이 작품의화두는 무엇인가.
『인간관계다.아버지와 딸의 일상을 통해 가장 평범하면서도 단순하지 않은 인간관계와 그 감정의 고리들을 풀어보고 싶었다.내작품들은 대부분 현대 도시인들이 잊기 쉬운 심리의 섬세함을 다루고 있다.』 -부친인 마틴 발저는 귄터 그라스와 함께 전후 독일문학을 이끌어온 대표적 문호다.그러나 당신 작품에는 부친의흔적이 없는 듯하다.
『본래 화가이던 나는 문학을 시작할 때도 부친께 비밀로 했다.아버지의 그림자에 가려 진정한 나를 잃고 싶지 않아서였다.독일에서도 가끔 독자들이 나를 아버지와 결부시켜 이해하려들어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통일이후 독일문학에 일어난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이라고 보는가.문학에 있어 동.서독의 통합은 어느 정도 진척되었는가.
『우선 의식과 소재의 다원화를 가장 긍정적 변화로 꼽고 싶다.문단의 통일은 정치보다 걸음마가 늦다.특히 옛동독 작가들은 어느날 닥친 낯선 상황에서 자신들의 정체성 확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문열의 『시인』을 공동번역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한국문학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는가.
『한국의 시와 산문에는 전통사회의 향기가 배있다.독일문학에는없는 집단사회의식 같은게 느껴지고 그 점이 외국작가의 가슴에 와닿는다.』 최성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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