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두 신인감독 이미지 바꿔 2彈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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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선굵은 문제의식과 개성적인 연출감각으로 올초 데뷔작에서 재능을 인정받은 두 동갑내기 신인감독이 전작과는 전혀 다른 대중적소재로 2탄을 준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80년대 학생운동권의 후일담을 영화로 그린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의 김응수(30)감독과 득도를 위해 극한적 행위에 몰입하는 수도승을 그린 『유리』의 양윤호(30)감독이 그들.
김감독은 소외된 사람들의 실패한 연애기를 그린 『수줍게 뒤돌아선 누드』를,양감독은 임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신혼부부의 다툼을 소재로한 『스케줄』(가제)을 기획중이다.『스케줄』은 원제가 『미스터 콘돔』이었다가 최근 제목을 바꾼 영화 다.『수줍게…』는 아귀가 맞지 않는 결혼생활로 트러블을 겪던 부부가 각자사랑을 찾아 도피했다가 돌아오는 얘기.갑갑한 일상에 허덕이던 주인공들은 어느날 마음으로 그려온 상대를 현실에서 만나지만 그실체가 다가옴에 따라 당황하고 머뭇 거린다.그들은 진실앞에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수줍게 뒤돌아선 누드가 된다.감독은 이 누드를 캔버스삼아 소외된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려보고 싶다고 한다. 영화는 보는 사람마다 답이 다른 주관식 문제고 감독은 삶의 다양한 여백들을 가능한한 많이 화면에 담아 보여줘야 된다는게 그의 지론.
이 점은 양감독도 마찬가지다.그의 신작 『스케줄』은 아기를 낳느냐 마느냐로 옥신각신하는 신혼 항공사 직원부부의 이야기를 코믹터치로 그려나간다.『극단적 자기편의가 낳은 불임풍조등 생명의 흐름을 차단하는 세태를 따뜻하면서도 따끔한 시 선으로 조명하고 싶다』는 것이 감독의 변.
두 감독은 연말께 각각 크랭크 인,내년 설날에 개봉할 예정.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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