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1병.과일안주 1개 술값 147만원 봉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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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기도하남시에 사는 朴모(23)씨는 말로만 듣던 술집「삐끼」에게 털리고 폭행까지 당해 『다시는 술을 먹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朴씨가 봉변을 당한 것은 지난달 17일 오전4시쯤.친구와 함께 술자리를 가진 뒤 헤어져 서울강남구신사동 네거리에서 택시를기다리던 중이었다.한 남자가 다가와 『좋은 곳 있으니 한 잔 더하고 가라』며 반(半)지하 술집인 길건너 N주 점으로 이끌었다.술이 약간 취했던 朴씨는 양주 1병과 과일 안주 하나를 시켜 이를 여종업원과 함께 마셨다.그가 마신 술은 양주라고 내놓은 「임페리얼」 서너 잔.
朴씨는 1시간30분쯤 지나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깜짝 놀랐다.
지배인이 가져온 청구서에 무려 1백47만원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계산서에는 24만원짜리 양주 4병,7만원짜리 안주 4개,아가씨 접대비,웨이터 수고비등이 적혀 있었다.
그는 『너무 비싸다』고 항의했다.그러자 함께 있던 아가씨가 담뱃불로 朴씨의 입술을 지지고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었다.지배인과 삐끼가 들어와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밀치는 바람에 넘어지며 탁자에 머리가 부딪히기도 했다.하는 수 없이 『현금으로 주겠다』고 말했으나 지배인과 종업원들은 『당신이 무슨 돈이 있느냐』며 양복 저고리를 벗겨 신용카드로 두번에 걸쳐 1백47만원의 매출전표를 작성해 서명토록 했다.이들은 朴씨의 지갑속에 있던 현금과 수표등 2백10만원도 강 제로 빼앗았다.朴씨는 뇌출혈증세를 일으켜 병원에 입원해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았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18일 이 술집 지배인 박상철(朴相哲.29)씨와 종업원 노행종(盧幸鍾.28)씨등 2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여종업원등 2명을 수배하는 한편 주인 金모(36)씨를 입건했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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