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 누이 전순옥씨 민주화 사료 잇따라 英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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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전태일 열사의 누이 전순옥(50)씨가 한국 민주화운동 관련 서적을 잇따라 영역(英譯)해 내면서 이 분야의 전문가로 떠올랐다. 全씨는 고(故)조영래 변호사가 쓴 오빠의 일대기인 '전태일 평전(A Single Spark)'을 지난해 영역한 데 이어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1차 영문 보고서'의 대표 번역을 맡아 지난 4일 출판 기념회를 열었다.

2001년 영국 워릭대에서 노동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해 현재 여성 노동문제를 연구하는 '참여성노동복지터'의 대표로 있는 全씨는 한국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지식으로나 영어 구사 능력으로나 한국 민주화 운동을 해외에 소개하는 데 가장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全씨가 의욕적으로 영역 작업을 할 수 있게 된 데는 유학 시절 만난 남편 크리스토퍼 조엘(61.영어 컨설턴트)의 역할도 컸다. 조종사 출신인 조엘은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면서 아시아 정치, 특히 한국의 민주화 운동 과정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는 '처남'이 되는 전태일 열사의 평전 번역 작업과 이번 의문사위 보고서 영역 작업에도 관여했다. 최근에는 한국 민주화 운동사를 영역할 때 부딪히는 조직 명칭.노선 대립 등 정치 용어의 통일을 위한 '영역 가이드북'을 준비하고 있다.

전태일 평전의 영문 제목인 '한줄기 불꽃(A Single Spark)'은 평전을 영화화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영어 제목에서 비롯됐다. 전순옥씨는 'spark(불꽃)'를 e-메일 아이디로도 쓰고 있다.

배노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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