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중국 쇼크 정면돌파·우회작전 구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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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내 기업들이 중국 경제의 긴축 움직임에서 시작된 '중국 쇼크'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섰다. 중국 관련 투자를 오히려 늘리는 '정면돌파'형이 있는가 하면, 중국 위주에서 벗어나 거래처를 다변화하는 등 각자의 상황에 맞는 생존 전략을 짜는 것이다.

대우종합기계는 발전기용 디젤엔진 생산 설비를 늘린다는 계획을 9일 발표했다. 이 회사 양재신 사장이 지난 6~8일 중국 옌타이(煙臺) 공장에서 주재한 비상대책회의의 결론이다.

발전기용 디젤엔진은 올 들어 대중국 수출이 지난해보다 9배 넘게 느는 등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 공장에 317억원을 투입해 생산라인을 늘릴 계획이다.

대우종기는 중국 시장점유율 1위인 굴착기는 단기적으로는 판매가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올 초 매출이 크게 늘어 올해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중국 이외에 러시아와 인도, 중동.아프리카, 동유럽, 남미 등지의 현지 마케팅과 연구.개발 투자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LG전자와 LG화학도 인도와 동유럽 등 글로벌 생산기지에 투자를 늘리는 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정몽구 회장이 현지 점검을 위해 직접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중국 계열사 사업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중국 지주회사도 설립하는 등 '중국 쇼크'를 계기로 중국의 사업 체제를 더욱 공고하게 정비하고 있다.

포스코는 장기적으로는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중국 지주회사인 포스코차이나를 중심으로 중국 경기 동향을 체크해 본사의 경영 계획에 반영하고 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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