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난 '굿판' 한마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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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무당이 시퍼런 작두 위에서 널뛰듯 춤을 추고 접신(接神)하는 굿판이 15일부터 17일까지 국립국악원 무대에서 펼쳐진다.

국립국악원 야외무대 별맞이터에서 펼치는 '황해도 꽃맞이굿 33거리'는 국악원이 한국문화 원형찾기 시리즈로 올리는 첫 무대. 황해도굿보존회 '한뜻계'에 속한 8명의 만신들이 황해도 지방의 정통 꽃맞이굿을 3일간 이어서 펼치는 보기 드문 무대다.

꽃맞이굿은 봄철에 무당들이 자신이 모시는 신을 대접하기 위해 벌이던 굿을 말한다. 가을의 굿은 '햇곡맞이' 또는 '신곡맞이' '단풍맞이'로 불린다.

이번 무대는 여러 면에서 의미를 지닌다. 정통 꽃맞이 굿거리를 기본틀로 박선옥.김매물(사진)등 유명한 황해도 만신들의 고유한 굿거리를 모아 총 33거리로 구성했다.

이 중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거나 다른 지방과는 많이 다른 굿거리들이 포함돼 있어 학계의 관심을 모은다. 17일 '호살량굿'의 경우 박선옥 만신이 유일하게 전승하고 있는 작품이다. 호랑이에게 먹힌 원귀들을 풀어 먹이는 굿거리로, 개가죽을 뒤집어쓰고 굿판을 벌인다.

강신무 계열 굿의 가장 큰 특징은 '작두타기'를 두번 하는 것이다.

첫날에는 돼지를 잡기 전에 타는 '소작두', 이튿날에는 돼지를 잡아놓고 타는 '육작두'를 각각 선보인다.

이번 무대는 공연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동이 트기 전에 시작하던 관습대로 15일은 오전 7시 '신청울림'으로 굿판을 연다. 딱히 마감시간도 없다. 자정 무렵, 길어지면 오전 1~2시까지 이어진다.

민족음악학 박사인 서마리아(미국 워싱턴 주립대)교수가 해설 및 통역자로 나선다.

이장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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