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갈매기 쫓는데는 매가 제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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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이조치조(以鳥治鳥).」 미국의 대표적 국제공항인 뉴욕의 존 F 케네디(JFK)공항에서 골칫거리인 갈매기를 매로 다스려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서양에 연해있는 JFK공항은 그간 끊임없이 날아드는 갈매기로 인해 연간 3백여건의 이.착륙 지연사고를 겪는등 골머리를 앓아왔다.미국의 관문격이기도 한 이 공항은 이때문에 수천개의 크고 작은 미국공항중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 1위라는 오명을 감수해야 했던 것.
총을 쏴 겁을 줘도,곤충박멸로 먹이감을 없애도,심지어 곤충이서식할 수 있는 나무를 잘라 버려도 갈매기떼를 감당할 수 없었던 것.드넓은 대서양을 「발진기지」로 쉴새없이 달려드는 갈매기떼는 현대과학으로도 어쩔 수 없었다.
공항을 관리하는 뉴저지 공항.항만당국이 「새를 새로 잡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도입한 것은 지난 6월.조류생물학자인 스티븐가버를 책임자로 맹금류인 매 10여마리를 이용,갈매기를 통제하기 시작한 것.가버의 전술은 잘 훈련된 매들로 하여금 직접 갈매기를 사냥하는 것이 아니라 이 지역의 공중 관할권이 매에 있다는 사실을 갈매기들에게 알려 접근을 차단하는 것.
공항당국은 이 방법을 실시한지 4개월여가 지난 현재 눈에 띄게 좋은 실적에 흐뭇해하고 있다.아직 초기이기는 하지만 버드 스트라이크를 최고 75%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잠정결론을 내리고 있다.
JFK공항이 의외의 성과를 거두자 미국의 다른 공항도 「이조치조」를 적극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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