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생각합니다>입소 동원예비군 훈련태도 엉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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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올해에도 어김없이 예비군 동원훈련중 불미스런 일이 있었다.보통 동원훈련을 실시하는 부대들은 2개월여의 준비기간중 낡은 교재등을 손질하고 숙소를 마련하는등 교육준비에 실로 많은 노고와정성을 들인다.
그러나 이런 고생도 보람없이 막상 동원훈련이 시작되면 곧 낙담하게 된다.교육은 말할 것도 없고 부대생활 통제가 불가능하게돼 훈련장은 유원지가 되고 만다.매점 상품은 동날 지경이고 온부대가 무질서 그 자체가 되고 만다.
흐트러진 군복으로 교육을 받으러 온 사람들을 보면 이내 기대는 포기한 채 오로지 훈련이 그저 무사히 끝나길 기다리게 된다.야간에는 내무실이 온통 화투에 술판으로 변하고 현역근무자들은예비군들의 영외로의 진출을 막기 위해 밤을 세워 야한다.두달여간의 준비와는 또다른 전쟁을 치르고 우여곡절 끝에 그렇게 훈련을 마친다.
과연 누구를 위한 동원훈련인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물론 교육방법과 통제방법,기타 여러 문제를 들어 자기의 주장을 내세우는 이도 있다.하지만 그곳이 군대란 사실을 왜 기억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넉넉지 않은 시설에 교육에 대한 투자 또한 부족할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그 와중에도 정성을 다한 대다수 장병의 노고는 아랑곳하지 않고 교육과정상의 허점을 이용해 훈련장분위기를 해치는 훈련자들의 모습은 누가 봐도 정당화할 수 없는것들이었다.
선영민<서울 구로구 고척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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