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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공비 소탕작전 소강상태-수색 1주일 작전의 虛와 實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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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무장공비 26명에 대한 소탕작전이 25일로 7일째를 맞고 있다.지금까지의 성과는 생포 1명.사살 9명이며 11구의 자살 또는 피살 시신 발견등이다.이런 전과는 초반 4일동안 이뤄졌으며 그뒤 지난 3일동안은 무장공비의 그림자도 찾지 못하고 있다.무수한 조명탄을 퍼부으며 야간작전을 전개한 22일과 23일에는 전과는 커녕 송이버섯을 채취하던 민간인을 사살하고 아군사병2명이 부상했다.무장공비 흔적은 보이지도 않는데 아군사병이 총상을 입은 것은 결국 아군끼리의 교 전중에 나온 오발사고라는 짐작을 낳을 뿐이다.
6만여 병력을 동원,잔당 5명을 쫓는 수색작전이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추석연휴가 임박해지자 장기화를 우려한 군당국은 중무장헬기와 박격포까지 동원,섬멸하는 쪽으로 작전을 전환하고 있다.
지금까지 추적작전은 북한 잠수함이 좌초된 안인진리로부터 12㎞ 이내 지역에서 주로 이뤄졌다.특히 지난 19일 오후 무장공비 3명이 사살되고 정찰조로 추정되는 2명이 이병희(李炳熙.25)중사를 전사케 하고 달아난 칠성산 일대를 집중 수색하고 있다.지난 20일 칠성산에서 무장공비가 보내는 무선단파가 정보기관의 감청반에 포착됨에 따른 것이다.4,5중으로 포위된 칠성산은 가파르고 4~5 앞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숲이 우거져 수색작전에 극히 불리한 지형이다.무장 공비들이 땅속에 은신처를만들어 수일간 꼼짝하지 않을 경우 이들을 찾아내기란 더욱 어렵다.이렇듯 작전지역의 상황이 고약한 만큼 미미한 전과를 굳이 탓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다.
하지만 군의 작전목표가 제대로 유지되고 추진되는가에 대해선 많은 이들이 의문을 제기한다.
군당국은 무장공비 완전소탕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그 못지않은게 공비생포를 통한 침투목적 규명등이다.작전종료를 위해서도 아주 중요하다는게 군 고위관계자의 설명이다.생포된 이광수의진술을 전폭적으로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생포공비의 진술과 대조해야 침투공비 수등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생포는 절실하다는 것.
이 고위관계자는 따라서 상당한 희생을 무릅쓰더라도 생포하라는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하지만 현지 작전 모습에서는 그런 기색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그 전형적 증거가 22일 아침 송이버섯을 채취하다 사살된 민간인이다.그가 군경수 색대에 총격을가했을리 없을 터고,따라서 상대에 대한 확인없이 사격이 이뤄졌다는 얘기가 될수 있다.
결국 생포작전은 말일뿐 실제는 사살작전으로 전개됐다고 할 수밖에 없고 23일부터 재개된 섬멸작전도 새삼스러운게 아니라는 지적이다.
아무튼 군은 24일 4.2인치 박격포와 사방 수십 이내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2.75인치 로켓,20㎜ 기관포를 장착한 AH-1 코브라 헬기를 동원했다.일각에선 공작원들이 이미 포위망을 벗어났다는 관측도 하고있어 이래저래 손발이 맞 지않는 소탕작전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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