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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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앞으로는 비디오아트에서 벗어나 레이저를 이용한 영상예술을 시도할 생각입니다.』 뉴욕에 머무르고 있는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64)씨는 지난 16일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지난 4월 뇌혈전증으로 쓰러진 후 한국기자들과 처음으로 만난 자리에서『TV모니터를 이용한 작품은 모니터라는 매체의 한계가 있는데다추종 자도 많아 장(場)으로서의 신선함을 잃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컴퓨터와 비디오작품 기획전 「미디어스케이프」가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열리고 있는 구겐하임미술관에는 백씨의 작품『메가트론』(95년작)과 『패시지』(85년작)가 전시돼있다.
백씨는 이날도 휠체어 신세를 지고 정기적으로 물리치료를 받고있지만 요즘은 조금씩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증세가 좋아졌다.그는 『앞으로도 중요한 국제예술전에 빠짐없이 참가할 것』이라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구체적으로는 오는 11월 독일 뒤셀도르프 톤음악당에서 『요셉보이스와의 2중주』란 제목의 마지막 비디오작품을 선보인 뒤 97년6월엔 독일 뮌스터에서 열리는 야외조각전에 자동차 30대를이용한 설치미술작품을 내놓을 계획이다.그는 『 98년부터 본격적인 레이저아트를 시작해 그해 4월 호암미술관에서 이 주제의 개인전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백씨는 또 『여건이 된다면 98년 국회 개원 50주년 기념행사때 서울시내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초대형 레이저아트 작품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하늘의 구름이나 연기를 스크린으로펄럭이는 태극기,날아가는 기러기등을 레이저를 이 용해 보여주겠다는게 그의 구상이다.
백씨는 또 『앞으로 1백만달러쯤 들여 클래식과 비디오예술을 전문적으로 방영하는 유선TV방송 면허를 사들여 젊은 한국인 피아니스트의 연주와 비디오.레이저작품등을 방영하는 방송사를 설립할 계획』이라며 『자금이 순조롭게 모이면 2000 년에는 뉴욕에서 방송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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