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공비 침투 관련 군 경계태세 입체점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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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한 무장공비가 소형 잠수함을 이용,사흘이나 우리 영해를 휘젓고 다니고 내륙에서 비행장.항만등지를 정찰하고 다니는등 우리의 경계망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1백만명이 넘는 정규군을 가진적을 눈앞에 두고도 안보불감증에 걸려 있는 우리 군의 경계태세를 점검해 본다.
◇해안경계=이번에 우리군이 입수한 북한 잠수함은 말 그대로 거저 주운 것이지 노획한 것은 아니다.잠수함이 암초에 걸리지만않았던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고 지나갔을 정도로 경계태세는 취약하다.
해안 경계 1개소대 30여명이 4~5㎞를 맡고 있는 현 실정에서 완벽하게 해안을 경계한다는게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매일 잠복초병을 배치할 수 없어 침투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시기는 초소를 비우기 일쑤다.하지만 그 점을 북한 공작조가 모를리 없고 이번의 경우도 허를 찔렸다.
군은 이에 대한 보조장치로 미확인 선박을 포착하기 위한 해안레이더를 운용하고 있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다.더욱이 잠수함에는속수무책이다.
군은 민원증가로 해안철책선에 의존하는 과거의 「손에 손잡고」식 방어가 어려워지자 침투한 무장공비등을 「토끼몰이작전」으로 잡겠다는 전술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무장공비가 해안으로 침투하면 기동성 높은 타격부대를 투입,잡겠다는 작전이 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과정에서 드러난 보고.출동태세등은 한심한형편이다.
◇해상경계=공비의 침투를 막기는 거의 불가능하다.특히 동해안의 경우 소형 잠수함이나 잠수정이 동해안 연안의 가파른 사면(斜面)으로 침입할 경우 포착이 거의 안된다.
은밀성을 최대 장기로 하는 잠수함을 포착할 수 있는 수단은 해군 잠수함,구축함및 호위함,P-3C 대잠초계기,알루테및 링스대잠헬기 등이다.그러나 해군이 8대 보유하고 있는 P-3C로는우리 영해를 속속들이 수색하기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유사시 미해군측이 한국에 1착으로 최우선 파견하는게 P-3C기다.
이와함께 해군이 16척을 보유하고 있는 호위함과 구축함은 선체 아래에 장착된 탐지범위 2~5㎞인 수중음파탐지장치(소나)로잠수함을 탐색하지만 잠수함에서 상대를 간파하는게 훨씬 유리하기때문에 대개의 경우 잠수함이 먼저 알고 피해간 다.
잠수함은 북한 잠수함이 가장 겁내는 것.서로 어디 있는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이 잠수함 36척과 잠수정 50여척을 운용하고 있는 반면 우리 해군은 고작 6척만 보유하고 있어 절대량이 부족하다. 해군은 이에따라 주요 항만을 지나치는 수상함및 잠수함을포착하기 위해 광케이블로 된 소수스(SOSUS)장치를 깔아 놓고는 있으나 이 조차도 낡아 보완이 필요하다.
◇방공망=지난 5월 북한 공군 소속 이철수대위가 미그기를 몰고 내려온 것을 공군이 즉각 대응,수원기지로 유도해 온데서 밝혀졌듯이 북한의 공군기가 정상적인 고도로 우리 영공으로 침투하는 경우 대부분 포착할 수 있다.
그러나 소수의 북한 공군기가 저공비행으로 산골짜기로 침투할 경우 포착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
산악이 많기 때문에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공역(空域)이 폭넓게 존재한다.
이때문에 북한이 비정규전 방식으로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AN-2기를 이용해 침투를 시도할 소지가 크다.
◇정보망=군은 적의 통신내용을 감청.분석하는 부대와 각종 정보원으로부터 입수되는 정보를 분석하는 정보사령부를 운영하고 있다.이중 일부 부대는 주한미군 정보부대와 함께 활동한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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