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공비 동해안 침투사건 관련 공비 설쳐도 시민들 침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허술한 동해안 방어선을 뚫고 침투한 무장공비의 도주 행각이 계속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불안한 표정속에서도 동요가 없었다. 다만 서울서초구반포동 강남터미널의 경우 18일 오후7시부터 영동지역 전 구간의 버스 통행이 중단됐다 19일 오전 재개됐으나 속초.강릉등으로 향하는 예약 승객 4백30여명이 이날 오전 예약을 취소했으며 3백여명은 무더기로 환불해갔다 .동부고속 배차부 직원 李정빈(35)씨는『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돼평소보다 20%이상 승객이 줄었다』고 말했다.
서울 불바다 발언,미그기 귀순 등 비상시마다 서울 아파트 밀집지역 대형 슈퍼마켓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라면.쌀.부탄가스등 생필품 사재기는 일체없어 대조를 이뤘다.
서울노원구상계동 미도파백화점 지하 1층 식품매장 직원 김계영(金桂瑩.33)씨는 『라면은 하루평균 50박스,쌀은 2천만원 정도가 매상실적이지만 무장침투사실이 알려진 이후에도 평소와 별차이가 없다』고 말했다.또 서울예지동.고속버스터 미널 일대 귀금속 판매업소에서 순금도매가가 돈쭝당 4만1천8백원으로 전날 오전보다 3백원 가까이 가격이 오른뒤 이날 내내 보합세를 유지했다.그러나 북핵사태등 수년동안 반복된 위기의식이 무관심.냉담등 시민들의 집단적인 안보불감증으로 이어져 외형상 평온상태를 쉽게 유지할 수 있었던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지적도 있다.국방대학원 장문석(張文錫)교수는『체제붕괴 과정을 겪고 있는 북한이 무장공비 침투등 돌출적 행동이 앞으로 예견되고 있는 만큼 이를계기로 느슨해진 안보의 식을 새롭게 다잡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홍준.서경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