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참전용사 후원회'회장취임 연극배우 손숙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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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인도주의와 같은 거창한 명분을 들먹이고 싶지는 않아요.단지우리 형편보다 좀더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돕는다는 평범한 사람이 생각하는 그대로를 실천해보자는 것뿐이에요.』 최근 발족한 국가보훈처 산하의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 후원회의 초대 회장으로 취임한 연극배우이자 방송인 孫淑(52)씨는 새로이 펼치는 활동이 구태여 사람들에게 알리고 해야할 일은 아니라고 겸손해 한다.
『물론 우리나라 안에도 우리의 몫을 조금씩 나누어야 할 사람들이 분명히 있지요.하지만 우리가 전쟁을 겪으며 어려웠던 시절에 우리를 도와주었던 사람들이 60이 넘은 연로한 나이에 생계유지가 어려울 정도로 힘들게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가만히 있을 수 없더군요.그들은 한때 생명을 걸고 우리를 도와주었던 사람들입니다.지금 우리가 그들을 돕는다는 것은 그들이 우리에게 베풀었던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지요.』 6.25 당시 孫씨의 언니가 다니던 경북고녀에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이 주둔했다는 정도가 孫씨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와의 인연이라면 인연이 될 수 있다.실낱같은 인연 하나로 孫씨는 춘천로터리클럽에서주최하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돕기 모 임에 참가했다.
『10월부터 김형경씨 원작의 「담배 피우는 여자」를 공연하게되는데 이때 하루정도는 공연 수입을 특별히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를 돕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꾸밀 계획이에요.』 공연.방송등 스케줄이 워낙 빠듯해 아직 에티오피아를 직접 방문하거나 참전용사를 만나볼 기회를 갖지 못했지만 이번 공연을 마무리하고 나면 꼭 한번 에티오피아를 방문할 계획이라는 孫씨의 겸허한 눈매에서아름다운 사람의 향기가 느껴진다 .
고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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