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등 국제행사 개최노려 '보조가이드'사기 피해속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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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회사원 趙모(26.부산시수영구수영동)씨는 지난 7월3일 회사에서 일하던중 전화 한통화를 받고난 다음날 생돈 45만원을 날렸다. 「관광가이드연합회 직원」이라고 밝힌 상대방은 『앞으로 있을 부산국제영화제.아시안위크등으로 많은 관광객이 몰려올텐데 그 기회를 이용해 아르바이트 삼아 보조가이드로 활동해 돈을 벌고 싶지 않느냐』고 물어 왔다.
그리고 『일하는 시간도 편리한대로 정할 수 있고 입장권 예매.인원수 점검등 일이 간단한데다 하루 수입이 20만원이나 된다』고 해 선뜻 『그러겠다고 하자』 문제의 직원이 다음날 회사로찾아와 이력서를 쓰게 했다.
직원은 3개월동안의 연수비 9만원과 가이드 소개비 12회분 선금으로 건당 3만원씩 36만원을 합해 45만원을 요구,카드로결제케 한뒤 『일본어 공부를 하라』며 책과 테이프를 두고 갔다. 그러나 이후 아무런 연락이 없어 이상히 여긴 趙씨가 계약해지를 위해 몇차례 전화했으나 연합회는 『그 직원이 휴직했다』며해지를 거부했다.다급해진 趙씨가 지난 1일 부산시부산진구부전동연합회로 직접 찾아갔으나 사무실은 이미 텅 비어 있었다.
회사원 康모(22.여.부산시서구서대신동)씨도 5월 바로 똑같은 「연합회」라는 곳으로부터 똑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보았다.
또 여행안내원 지망생인 崔모(20.여.대구시서구평리동)씨는 『4월 중순 각종 수험서를 팔던 D정보은행으로부터 「여행안내원시험교재만 사면 시험에 관계없이 보조안내원으로 취업시켜 주겠다」는 말만 믿고 교재 20만원어치를 샀으나 2개 월뒤 전화해보니 통화가 되지 않더라』고 YWCA 소비자고발센터에 호소했다.
부산관광협회 우종국(禹宗國)총무부장은 『한국관광협회가 인정하는 국내 여행안내원과 한국관광공단이 인정하는 통역안내원이 있을뿐 보조가이드라는 제도는 없다』고 말했다.여행.통역안내원은 관광협회와 관광공단이 각각 1년에 한번 치르는 시 험에 합격해야만 얻을 수 있는 자격증이다.한국소비자연맹 부산.경남지부 김진희(金眞姬)간사는 『이같은 보조가이드에 관한 신고가 최근 한달에 30여건정도 몰리고 있다』며 『부산에서 영화제등 국제행사가많이 열리는 점을 노린 사기인 것같 다』고 말했다.
부산.대구〓이재국.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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